구글폰 루머, 그 네번째 이야기

2007-05-25     황치규

구글폰을 둘러싼 루머가 색다른 방향으로 튀고 있습니다.



구글이 휴대폰을 선보이는 것보다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것입니다.



기사를 보니 구글은 현재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준비중인 통신 스펙트럼 경매에 참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확정한 것은 아니나 내부에서 진진한 고민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구글에 따르면 FCC는 내년에 700MHz 스펙트럼 경매를 실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700MHz 스펙트럼은 장거리로 신호를 보낼수 있는게 매력적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구글이 이 스펙트럼을 손에 쥘 경우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용자들에게 직접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구글은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매에서 승리할 경우 그것을 어디에 쓸 것인지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지요. 



그렇다면 '구글이 휴대폰을 내놓는다',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까지 할 수 있다'는식의 얘기는 왜 나오는 걸까요? 거두절미하면 구글은 검색이 '주특기'인 인터넷 업체가 아닙니까? 그런데도 통신 관련 루머가 구글에게 계속 따라다닌다면 거기에는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알다시피 구글 등 인터넷 업체들은 요즘 모바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차세대 광고 시장으로서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는거죠. 이를 보여주듯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 휴대폰 업체와 거물급 닷컴간 합종연횡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협력이 잘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 합니다. 이해관계가 꽤나 복잡하거든요.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의 경우 자신들이 무선 인터넷에서 헤게모니를 가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넷 업체와 손을 잡고는 있지만 한편에선 독자노선을 걸으려 한다는 것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구글 모바일 검색과 이통사의 견제



검색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모바일 검색은 크게 3가지로 나눠집니다. 첫번째는 구글이나 네이버의 모바일 버전입니다. 두번째는 모바일 전용 웹페이지 검색, 세번째는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가 가진 콘텐츠에 대한 검색입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가급적 2번과 3번에 해당하는 검색 모델을 강화하고 싶어한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구글과 SK텔레콤이 긴밀하게 협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구글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구글은 구글폰 루머가 나올때마다 "통신 업체들과의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졌습니다. 맞는말입니다. 구글 입장에서 모바일은 통신 업체와 협력하는게 베스트입니다. 잘만되면 걱정할게 없지요.



그러나 협력이 뜻대로 안된다면 어떻게 되는걸까요? 인포월드 보도를 보니 구글이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과의 협력에 갈증을 느끼는 모양입니다. 통신사들은 다양한 모바일 SW 플랫폼에 일일이 맞춰주기가 쉽지 않는데, 구글은 이게 매우 아쉬운가 봅니다.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운영한다면 모바일 서비스를 원하는대로 해볼 수 있을텐데 말이죠.



물론 구글이 FCC경매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중이라는 사실만을 갖고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 진출 가능'으로 몰아간다면 '침소봉대'입니다. 빈대잡으려고 초가삼간태우는 격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럴듯하게 얘기를 꾸밀려면 구체적인 '팩트'(Facts)가 좀더 필요합니다.



이러한데도 통신 관련 루머는 구글을 집요하게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구글발 통신 루머'의 밑바닥에는 통신 업체들과 구글간 협력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똬리를 틀고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협력에 대한 구글의 갈증이 갈수록 심해진다면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지요. 이에 '구글발 통신 루머'에 대해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볼까 합니다. 왠지 뉴스가 많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