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이팟, 가격은 제법 착하네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는 늘 싱겁다. 정확히 말하면 '애플코리아'의 '기자간담회'가 그렇다.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단상에 올라서는 사람이 바뀌는 법이 거의 없다. 그 자리는 늘 애플코리아의 김정현 개발지원부 부장이 나선다.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별로 지루하지 않다. 핵심 내용만을 요약해서 제대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구구절절 설명해 봐야 기자들 대부분은 이미 외신을 통해 공개된 내용, 알아야할 것들은 이미 알고 있는 탓에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지나면 토니 리(Tony Li) 애플아시아태평양 제품 마케팅 담당이사가 질문을 받는다. 그의 답변의 반은 이미 아는 내용이고, 나머지 반은 공개할 수 없다거나 밝히기 곤란하다는 얘기 뿐이다. 장소도 소개되는 제품도 늘 다르지만 애플코리아의 기자간담회에서는 기자들 입장에서는 새롭게 건질 수 있는 내용이 거의 없다.
오늘(9월 28일)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는 지난 9월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소개된 신형 아이팟 시리즈의 국내 출시를 알리는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역시 신형 아이팟 패밀리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는 것과 국내 판매 일정과 가격이 정해졌다는 것 빼고는 새로울 것이 없다.
신형 아이팟 시리즈의 모델별 국내 판매 가격. 위로부터 아이팟, 아이팟 나노, 아이팟 셔플(자료:애플컴퓨터코리아)
우선 제일 궁금할 수밖에 없는 가격부터 알아보자. 30GB와 80GB 용량의 두 가지 모델이 선보인 아이팟은 각각 27만5천원과 39만원에 판매된다. 아이팟 나노의 경우는 2GB가 16만5천원, 4GB는 22만5천원, 8GB 모델은 27만5천원으로 가격이 정해졌다. 모두 부가세가 포함된 가격이다.
1GB 용량의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한 아이팟 셔플은 8만9천원이다. 예전의 터무니없이 비쌌던 애플 제품의 가격을 생각하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착한' 가격표를 달고 나오는 셈이다. 적어도 가격 경쟁력 만큼은 아이팟 시리즈의 장점으로 밀고 갈 수 있을 듯 하다.
제품 구입은 아이팟과 아이팟 나노는 9월 29일부터 가능하다. 아이팟 셔플의 경우는 10월말 까지 기다려야 한다. 애플스토어(www.applestore.co.kr)와 애플의 공인 대리점을 통해 살 수 있다. 실물을 직접 보고 구입하고 싶다면 오프라인 대리점이나 현대백화점 천호, 신촌, 부천 중동, 미아, 압구정점에 마련된 애플 매장을 방문하면 된다.
이번에 출시된 아이팟 시리즈의 공통점은 좀 더 날씬해 보이는 몸매와 밝아진 액정, 늘어난 배터리 사용 시간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알루미늄을 케이스 재질로 사용한 아이팟 나노와 셔플에서 오는 세련되고 견고해 보이는 느낌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팟 나노의 경우는 제품 포장도 종이 박스에서 플라스틱 케이스로 바뀌었다. 깜찍할 만큼 작은 아이팟 셔플의 크기와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아이리버의 S10과 크기는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알루미늄 케이스가 풍기는 독특한 느낌 때문에 액정이 없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더욱 고급스러워 보인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오디오 연속 재생의 경우 아이팟이 최대 20시간, 아이팟 나노는 최대 24시간, 셔플은 약 12시간이다. 사용해 보지 않았으니 실제 그런지는 알수 없는 노릇이지만 적어도 액정이 이전 모델에 비해 눈에 띄게 밝아지고 선명해 보이는 것은 꽤나 인상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플라스틱 재질의 케이스에 비해 긁힘이 적은 알루미늄 케이스를 채용한 아이팟 나노와 셔플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감도 높을 듯 하다. 손으로 쥐었을 때 감촉도 나쁘지 않고, 케이스 재질과 잘 어울리는 아이팟 나노의 다섯 가지 컬러도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게 해주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