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신용카드 시대, 이번엔 성공할까?
"휴대전화를 통한 신용카드 시대가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이동통신사들이 줄곧 고민해 왔던 문제다. 보통 사람들은 지갑에 몇장의 신용카드와 멤버십카드, 교통카드를 소지하고 다닌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휴대폰 하나로 신용카드부터 교통카드, 멤버십 카드의 기능을 모두 제공하려고 애썼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연세대 심리학과의 한 교수는 "그것은 지극히 엔지니어적인 관점이다. 지갑 열 때하고 휴대전화로 통화할 때하고는 전혀 다른 마음을 갖는다. 이런 개인들의 상태를 파악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결합했으니 잘 될리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이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졌다. SK텔레콤은 LG카드와 제휴해 3세대 WCDMA 이동전화 내 USIM카드에 OTA(Over The Air) 기술을 활용, 신용카드를 무선으로 발급받아 사용 할 수 있는 서비스를 30일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전 신용카드 서비스와 다른 점은 바로 무선 발급 서비스다. 3세대 이동전화에는 USIM 카드가 기본적으로 내장돼 있다. 이 카드를 빼서 다른 단말기에 넣고 통화를 하면 카드 가입자가 통화를 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금융이나 마일리지 서비스의 경우 휴대폰 고객은 자신이 거래하는 금융권이나 증권사를 방문해 별도의 칩을 받아 사용해 왔다. 서로 다른 서비스를 할 경우에는 별도의 칩을 써야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원준 SK텔레콤 금융사업개발팀 매니저는 "SK텔레콤이 제휴한 고객사에 대해서는 무선 접속으로 안전하고 간편하게 관련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기존의 번거로움을 대부분 해결했다"며 "LG카드를 비롯해 2곳 정도의 카드사와 제휴를 했는데 그곳들은 추가 개발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연말까지 많은 카드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카드사에 카드발급 신청을 하고 기존 카드 발급 절차대로 신용심사를 거친 후, 휴대폰으로 전송되는 SMS에 동의하여 VM(Virtual Machine)을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VM 실행 후 주민등록번호 입력과 비밀번호 설정을 마치면 최종적으로 무선을 통해 USIM에 신용카드 기능이 탑재된다.
이번에 발급 가능한 신용카드는 LG 스타일 T-카드로, 이용 고객들은 신용카드 거래금액에 따라 매월 통신요금을 3천원에서 최대 1만5천원까지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받게 된다. 서비스 가능 단말기는 LG SH-110, LG SH-130와 출시 예정인 삼성 SCH-W240, SCH-W290 이며, 앞으로 지원 단말기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사용처는 이마트, 훼미리마트, 신세계백화점, 크라운베이커리, 교보문고, TGIF 등 비접촉식 리더기가 설치되어 있는 전국 모든 가맹점이며, 현재 8만대가 설치되어 있는 리더기는 연내 15만대 이상 설치 완료될 예정이다.
한편, USIM LG신용카드는 비자인터내셔널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SK텔레콤 고객은 향후 국내뿐만 아니라 비자의 비접촉식 리더기가 설치된 해외 가맹점에서도 WCDMA 휴대폰을 통한 카드 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 신규사업개발1그룹장 이주식 전무는 "이번 서비스는 세계 최초로 USIM카드에 신용카드를 무선으로 발급받아 사용하는 대표적인 통신-금융 컨버전스 서비스로, 이제 WCDMA 가입 고객들은 기본적으로 편의성과 안정성을 겸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며 "향후 제휴 카드사의 확대뿐만 아니라 증권, 뱅킹 등의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하여 WCDMA 금융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