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 전문 상담사와 상의하세요"
지난 5월28일 폭력게임에 중독돼 있던 중학생 추 아무개(15)군이 친할머니를 때려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온라인 게임 중독이 부른 참혹한 비극이었다.
추군은 가출했다 돌아온 자신을 꾸짖는 할머니를 밀어 넘어뜨리고 둔기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추군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야쿠자들의 격렬한 격투와 살인 장면이 나오는 인터넷 게임에 심취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요즘은 어린 나이부터 인터넷을 접하면서 인터넷 중독을 해결하는 사회적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로 2006년 정보통신부 발표에 따르면 3~5살 인터넷 사용자가 64.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92%가 주로 게임을 하는데, 게임의 대부분이 주먹과 칼, 총기를 사용해 상대방을 죽이는 잔인한 내용이다.
이같은 성향은 20~30대가 되어도 이어진다. 국내 남녀 직장인 378명을 대상으로 한 어느 취업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생활공간에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답변이 68.3%(아주 그렇다 40.7%, 그렇다 23.1%)에 이른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36.3%에 불과했고, "전혀 아니다"라는 답변은 한 명도 없었다. 실제 퇴근 후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정도를 조사한 결과, 20대의 53.8%가 "집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접속한다"고 답변했다.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는 이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06년부터 인터넷중독전문상담사 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전국의 청소년(상담, 종합, 긴급)지원센터와 함께 24시간 상담체계 구축, 예방교육 시행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소엽 팀장을 만나 인터넷 중독의 심각성과 이와 관련한 상담원의 활동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인터넷강국으로서 다른 나라에 비해 인터넷 사용 인구가 많은 편이다. 더구나 1인당 인터넷 평균사용시간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2007년 초 교육인적자원부와 16개 광역시·도 교육청이 전국의 10세 이상 청소년 700만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중독평가척도인 'K척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10만명이 중독치료를 요하는 위험군으로 분류된 바 있다.
또한 미국의 심리학자 영(Young)이 개발한 '영 척도'를 대입해보면 우리 청소년의 30~40%가 예비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전사회적인 해소 및 대응체계를 구축·운영해 우리 청소년의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건강을 지원해야 한다.
Q. 상담원에서도 인터넷 중독과 관련된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 사회와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지금, 인터넷 중독 치료와 예방을 위해 한국청소년상담원은 전국의 청소년(상담, 종합, 긴급)지원센터와 더불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상담원이 앞장서 우리 청소년의 정서적·심리적 안정을 지키고 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이자 행복한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Q. 상담원의 활동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2006년과 2007년 인터넷중독전문상담사 양성교육을 추진해 400여명의 전문상담사를 배출했다. 상담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일부 청소년(상담)지원센터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인터넷중독 예방 사업을 수행했다. 그리고 2007년부터 한국청소년상담원은 전국의 청소년 지원센터와 함께 24시간 인터넷중독 상담체계 구축, 예방교육 시행, 고위험군에 대한 협력병원 연계와 진단비 및 치료비 지원, 지역사회 홍보사업, 지역별 대응협력체계 구축 및 운영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06년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정부 내 인터넷 중독 해소사업의 총괄주무기관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상담원도 사업의 비중을 높이고, 점차 이를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4~5월 국가청소년위원회와 함께 16개 광역시·도 순회설명회를 진행했다. 지역별로 보조금을 지원하여 16개 광역시·도를 중심으로 한 대응체계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수퍼바이저 운영, 전문상담사 양성교육, 관련 프로그램개발도 계획 중이다.
Q. 앞으로의 활동방향과 목표는 무엇인가?
올해 활동방향은 16개 광역시·도 청소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지역별 대응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담, 교육, 치료, 홍보 등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약 6만회의 교육과 상담, 청소년 400명에 대한 의료 지원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으로써 인터넷문화와 산업을 진흥하는 것 이상으로 그 역기능에 대한 대응과 해소에 있어서도 강국다운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국가 정책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송민성(한국청소년상담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