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폰도 1,000만 화소 시대
사진으로만 구경했던 디지털 카메라로 직접 사진을 찍어 본 것이 11년 전이다.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셔터를 누르고, 촬영된 사진을 PC의 모니터에서 열었을 때의 그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사진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도 민망한 화질, 형편없는 능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디지털 카메라의 미래는 암울해 보였다. 그러는 사이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휴대폰에 내장된 디지털 카메라조차도 제법 사진다운 사진을 찍어낼 만큼 눈부신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1,000만 화소급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폰인 SCH-B600을 국내에서 출시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고화질 카메라폰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에서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또 하나의 카메라폰을 디지털 세상에 선보이는 셈이다.
SCH-B600에는 유효화소 수가 1,013만 화소인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다. 단순히 이미지 센서의 화소만 보다면 요즘 출시되는 최신형 컴팩트형 디지털 카메라와 비교해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중저가형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와 비교하면 오히려 이미지 센서의 성능이 한 수 위다.
1,0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 위성DMB 수신,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애니콜 SCH-B600(사진=삼성전자)
물론 이미지 센서의 해상도가 높다고 해서 사진의 화질까지 상대적으로 높다고는 할 수 없다. 디지털 사진의 화질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이미지 센서뿐만 아니라 이미지 프로세서, 렌즈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카메라폰으로 촬영한 이미지는 동일한 화소수를 가진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화질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SCH-B600의 디지털 카메라 성능도 고객들의 검증을 받아야만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SCH-B600은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휴대폰이다. 따라서 휴대폰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기술적 우위를 과시할 수 있는 상징성만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특히 작년(2005년)에 선보였던 700만 화소 카메라폰(SCH-V770)과 비교하면 단순히 이미지 센서만을 업그레이드한 수준이 아니라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집약된 제품임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우선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에서 볼 수 있었던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것이 돋보인다.
SCH-B600에는 어두 운 곳에서 자동으로 초점을 맞출 때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AF 보조광, 자동 및 수동 초점 선택, 16가지의 장면 촬영 모드가 탑재됐다. 피사체의 특정 영역으로 적정 밝기를 측정해 촬영할 수 있는 스팟(spot) 측광 기능이 채용된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풍경 사진을 촬영할 때 유용한 16:9 와이드 촬영. 연사, 분할, 노출 연사, 인터벌 촬영 등 다양한 연속 촬영 기능도 지원한다. 원색에 가깝도록 색상을 재현해 내는 1,600만 컬러의 액정 디스플레이를 내장한 것도 매력적이다.
광학줌 기능은 3배로 큰 변화가 없지만 SCH-V770에 비해 두께와 무게는 각각 6mm와 10g 정도 가벼워졌다. 여기에 위성DMB 수신 기능, PMP, 블루투스 등의 멀티미디어와 통신 기능을 강화한 것도 기술의 발전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컨버전스 기능이 강화된 휴대폰일수록 넉넉한 메모리나 외장형 메모리 슬롯은 필수인 만큼 SCH-B600에서도MMC마이크로 방식의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세계 최초’라는 카메라폰들이 늘 그래왔듯이 출시 예정 가격은 90만원 대로 만만치 않다.
제품 정보:삼성전자(http://www.anyc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