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대부 대니 설리반, "굿바이, 서치 엔진 워치"
전세계 검색업계의 영원한 우상, 대니 설리반(Danny Sullivan)이 자신이 10년간 운영해 온 서치 엔진 워치(www.searchenginewatch.com)를 떠난다.
그가 운영하는 서치 엔진 워치는 검색 관련 뉴스만 다루는 전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웹사이트. 전세계 검색 관련 정보가 가장 먼저 모이는 곳이자, 가장 중요한 정보가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구글이나 야후 등 검색업계의 세계적 강자들도 서치 엔진 워치를 필수 방문코스로 가장 먼저 지목한다.
대니 설리반은 서치 엔진 워치의 설립자이자 운영자다. 1990년 중반, 그는 검색사이트에서 원하는 결과를 못 찾고 쩔쩔매는 친구를 돕다가 검색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1996년에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검색사이트의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링크되는 법을 알려줘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곳이 지금의 서치 엔진 워치의 모태다. 같은 해 그는 지금의 쥬피터미디어에 웹사이트를 팔면서 서치 엔진 워치의 독립 운영자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현재 서치 엔진 워치는 매일 전세계 15만명의 독자에게 검색엔진 관련 최신 정보를 담은 뉴스레터를 뿌린다. 이와 별도로 대니 설리반은 검색 관련 새 소식들을 웹마스터라디오(www.webmasterradio.fm)를 통해 팟캐스팅 형식으로 방송한다. 그는 이 팟캐스팅을 '쇼'(show)라 부르는데, 가끔 흥이 나면 방송 도중에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지난 8월 9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검색엔진 전략 컨퍼런스 2006'에서는 에릭 슈미트 구글 CEO와 1시간여동안 단독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 내용은 구글 홈페이지(video.google.com/videoplay?docid=-5651532968895500419)에도 등록돼 있다. <USA투데이> 8월호는 '검색엔진이 궁금해? 설리반 씨에게 물어봐'란 제목으로 그의 가정생활과 일, 주변의 평가 등을 상세히 보도하기도 했다.
그가 맡고 있는 중요한 행사는 또 있다. 검색엔진 관련 세계 최대의 행사인 '검색엔진 전략 컨퍼런스'(Search Engine Stratigies conference)를 매년 개최하는 일이다. 미국 주요 도시를 돌며 해마다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야후나 구글, AOL 등 검색관련 주요 기업들이 단골로 참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니 설리반이 검색 엔진 워치를 떠난다는 건 업계 종사자들에겐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는 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사이트를 갑자기 떠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사이트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회사의 불협화음 때문인 듯하다. 그는 서치 엔진 워치의 책임 편집장이지만, 사이트 주인은 쥬피터미디어란 업체다. 그런데 올해 쥬피터미디어가 서치 엔진 워치와 검색엔진 전략 컨퍼런스 운영권을 4300만달러(약 413억원)에 인사이시브 미디어(Incisive Media)에 되팔았다. 이 과정에서 대니 설리반과 두 회사간에 의견충돌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그가 직접 올린 글에서도 이런 배경이 엿보인다. 그는 글에서 "쥬피터미디어가 인사이시브 미디어에 서치 엔진 워치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아무런 중요한 역할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서치 엔진 워치와 검색엔진 전략 컨퍼런스 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지만, 정작 "매각 과정에서 자신에게 지분에 관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서치 엔진 워치 사이트와 컨퍼런스를 사랑하고 계속 발전시키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 전문 블로그 '구글 블로그스코프'를 운영하는 필립 렌쎈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8월 29일자 글에서 "최근 서치엔진와치를 인수한 인사이시브 미디어가 이 사이트에서 대니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시브가 대니에 합당한 연봉을 지불하지 못했거나, 그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지 않았거나,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제대로 참여시키지 않았거나, 또는 이 세 가지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대니 설리반이 서치 엔진 워치를 떠난다고 해서 당장 그를 만나지 못하는 일은 없을 듯하다. "다른 곳에서 글을 쓰고 컨퍼런스를 개최할 것 같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진행해 온 '데일리 서치캐스트'도 웹사이트만 옮겨 계속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그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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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 엔진 워치를 떠나며
10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서치 엔진 워치(SEW)를 떠납니다. 검색엔진 전략 컨퍼런스(SES) 시리즈도 그만둘 것입니다. 회사 소유주인 인사이시브 미디어와 저와의 계약이 만료되면 새로운 계약에 동의할 수 없을 것입니다.
좀더 상황을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이 포스트의 목적이 비난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왜 내가 오랫동안 관여했던 사이트와 컨퍼런스 시리즈를 떠나는지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1997년으로 돌아가서, 저는 SEW를 지금의 쥬피터미디어에 팔았습니다. 그 회사는 이후 서치엔진와치 컨퍼런스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두 곳 모두에 오랫동안 발전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최근 가 이에 관해 자세히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저는 어떤 다른 제안도 없이 단지 두 곳의 서비스를 보다 개선하는 것을 두고 쥬피터미디어와 오랫동안 재계약 협상을 해왔습니다.
지난해, 쥬피터미디어가 서치엔진와치와 컨퍼런스 시리즈를 인사이시브 미디어에 매각했습니다. 매각 소식에 낙담하지는 않았고 2006년말로 계약이 끝나도록 했습니다.
인사이시브 미디어로 옮길까도 생각했습니다. 단지 SEW와 SES의 성공을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런 중요한 역할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SEW와 SES가 탄생하도록 도왔습니다. 그 다음엔 한 회사가 이들을 다른 회사로 팔았습니다. 제겐 매각에 따른 어떠한 공식적 지분도 없었습니다. 이런 일은 앞으로도 또 다시 반복될 것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 새 회사가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진심으로 도울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조건들을 인사이시브와 처음 만났을 때 설명했습니다. 그들이 사이트와 컨퍼런스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강화시키도록 도우려면 뭔가 장기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1년이 넘게 대화했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SEW 사이트와 SES 컨퍼런스 모두 사랑합니다. 이들과 헤어지기는 싫습니다. 이들은 또한 제게 소중한 것들입니다. 제게 재정적으로도 도움을 주었고 이들을 통해 개인적인 만족도 많이 얻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제게 해준 얘기들이 이 둘을 무한히 도왔다고 쓴 바 있습니다. 우리 컨퍼런스에서 기대 이상의 많은 것을 배운 수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경청하는 것은 굉장한 일입니다.
SEW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2006년 11월 30일까지 책임 편집자로 일하게 됩니다. 제가 떠나는 12월 1일부터는 칼럼을 게재하는 기회가 극히 드물 것입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SES에 대해서는, 올해 10월 LA에서 열리는 SES 멀티미디어 & 모바일 쇼 의장 역할은 계속 맡을 예정입니다. 그 이후에는 SES 이벤트에 경우에 따라 참가하는 것도 매우 희박하지만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 외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그 때엔 이들 이름을 걸고는 어떤 계약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SEW나 SES와는 별개로, 저는 또 다른 곳에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글을 쓸 듯합니다. 몇 주 뒤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에 따라서, 그 곳이 다른 회사가 될 수도 있겠죠. 제 소유의 컨설팅 회사를 만들까 하는 생각도 해봤고 직접 새로운 사이트나 컨퍼런스를 개최할 지 여부도 고려했습니다. 마지막에는 거기 어디선가 쓰고 싶었던 책을 쓰고 있겠죠.
정리하자면, 인사이시브의 많은 사람들 곁을 떠나게 돼 죄송합니다. 특히 오랫동안 함께 컨퍼런스를 준비했던 쥬피터미디어 출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클릭즈(ClickZ)와 SEW 친구들과 동료들께 앞으로 오랫동안 사과드려야 할 것입니다. 저의 편집주간(managing editor)인 엘리자베스 오스멜로스키, SEW의 통신원들, 열심히 일해주신 SEW 포럼 자원봉사자분들, SES 이벤트에서 함께 참여해주신 많은 연설자분들과 무엇보다 지난 5년동안 위법 여부를 가려내는 파트너로 일한 크리스 셔먼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어떤 일을 하든 항상 콘텐츠와 사람, 제 독자를 돕는 웹사이트나 조직들과 관련된 것들을 밝히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심지어는 이들과 기술적으로 경쟁하기도 할 것입니다. 제가 일을 그만두는 것과 무관하게, 여러분은 제가 SEW를 가장 적합한 일자리라 여기고 그 일원으로 남는 게 최선이라 여길 것으로 생각하겠죠.
제 향후 계획을 지키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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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nysullivan-subscribe@yahoogroups.com으로 메일을 보내시거나 제가 시작한 야후 그룹에 가입하세요. 가입자는 누구든 제 계획을 실현하는 동안 검색의 세계에서 무엇에 신경쓰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데일리 서치캐스트에 관해서는, 처음부터 WebmasterRadio.FM에서 해온 쇼를 계속 만들 거라고 기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이트는 새로운 곳으로 옮기고 DailySearchCast.com이란 적당한 이름도 지었습니다.
충고나 질문, 당부의 말씀 주시면 아래 덧글을 통해 최대한 답변드리겠습니다. 다만 알아두셔야 할 점은, 제가 해 온 SEW나 SES 이벤트를 앞으로 누가 담당할 지에 대해서는 저는 전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