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No! 무선 인터넷폰

2006-10-18     김달훈

겉모양을 보면 영락없는 막대형 휴대폰이다. 컬러 액정과 키패드, 제법 날씬한 디자인에 세련된 블랙컬러. 벨킨의 와이파이 폰(wifi phone)은 생김새는 전혀 낯설지 않다. 하지만 와이파이 폰은 이동전화가 아닌 휴대용 인터넷폰이다.


와이파이 폰은 이름 그래도 무선랜으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인터넷폰으로, 전 세계 어디서나 무선랜 접속만 가능하다면 스카이프(skype) 서비스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무료 또는 유료 통화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와이파이 폰에는 스카이프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내장했다.


이미 스카이프 계정이 있다면 등록만 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계정이 없더라도 단말기에서 바로 스카이프 무료 계정을 만들어서 등록할 수도 있다.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이 되면 액정 화면을 통해 이미 등록해둔 스카이프 사용자들의 계정과 로그인 상태를 알 수 있다.


사용자 목록에서 통화할 사람을 선택해 버튼만 누르면 바로 대화가 가능하다. 이런 방법으로 스카이프 사용자와 통화할 때는 무료다. PC에서 스카이프 메신저를 이용해 사용자들 끼리 인터넷폰 기능을 사용할 때와 다를 것이 없다. 거추장스럽게 PC를 켜고, 헤드셋이나 마이크를 연결할 필요가 없을 뿐이다.


물론 일반전화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거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 경우는 통화 요금을 내야 한다. 이때는 일반적인 휴대폰처럼 키패드를 이용해 직접 전화번호를 입력해서 전화를 걸 수 있다. 분당 통화 요금은 국내의 경우 일반전화는 20원 휴대폰은 75원을 내야한다. 해외로 전화를 걸 경우에는 일분에 미국과 중국은 21원, 일본은 24원이다.


무선랜은 802.1b/g를 지원하며, WEP(Wired Equivalent Privacy)과 WPA(Wi-Fi Protected Access)를 이용한 보안 기능도 지원한다. 디스플레이는 6만 5,000 컬러를 지원하는 1.8인치 크기의 컬러 액정을 내장했고, 안테나 역시 본체에 내장된 인테나 방식이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통화대기 80시간, 연속통화는 최대 4시간까지 가능하다. 배터리 충전은 PC의 USB포트에 연결해서 할 수 있다. 단말기에 내장된 언어는 영어와 한국어를 지원한다. 국내에서는 벨킨코리아(www.belkin.com/kr)를 통해 18만 9,000원에 판매된다.


개인 사용자들이 지갑을 열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인터넷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반전화나 휴대폰에 비해 사용이 불편한 것도 아직까지는 걸림돌이다. 특히 스카이프와 같은 인터넷폰의 가장 큰 매력 요소인 무료통화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통화를 원하는 상대가 같은 인터넷폰 서비스에 등록되어 있고, 온라인 상태에 있어야 한다는 점도 불편하다.


와이파이 폰 역시 이런 약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게다가 저가형 휴대폰이나 보조금과 번호이동 등의 혜택을 통해 휴대폰을 구입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개인용으로 보기에는 아직까지는 와이파이 폰의 가격이나 무선랜 기반의 인터넷폰 서비스가 큰 매력이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와이파이 폰 역시 초기 시장에서는 전화 업무가 많은 기업용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경우도 얼마나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내 무선랜이 와이파이 폰을 별다른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어야 하고, 단말기 구입에 투자하게 될 비용과 통화 요금의 득실 관계를 따져 보아야 하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