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전화기 아무나 못 만든다?”

2006-10-23     도안구

KT의 안폰은 물론이거니와 삼성네트웍스, 하나로텔레콤, LG파워콤의 070 인터넷 전화 등 차세대 유선 전화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는 소비자들은 통신사에서 인증한 단말기만을 사용해야 한다. 이동통신 전화 시장과 유사한 단말기 유통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자사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하려는 통신사들의 전략과 국내 사업자들에게 장비를 공급하면서 경쟁 제조 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또 이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제조 업체들의 전략이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MS, 발신자번호표시, 음원 서비스, 주소록 등 이동통신 단말기에서 제공되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보여지듯 유선 전화기의 기능 향상으로 유선 전화 사용량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KT가 최근 '안' 폰 서비스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보였다)



여기서 15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KT의 최근 업데이트 서비스와 전략을 살펴보자. KT는 안(Ann) 전화기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지난 9월 말에는 날씨, 생활영어, 재테크 등 생활관련 정보를 단문으로 제공하는 “Living SMS”와 “등기 SMS”, 생활정보 제공 서비스 등이 결합된 패키지 서비스인 “프리미엄 SMS 팩”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안(Ann) 전화기는 기존 유선전화기와 차별화된 기능과 디자인으로 150만 고객 이상이 이용하고 있으며, 이용고객 증가에 따른 유선전화 SMS 이용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번에 신규로 출시되는 서비스는 지난 6월 출시한 국내/국제 번역 SMS, 등기 SMS, 스팸문자 차단서비스 등 “프리미엄 SMS”와 연계하여 휴대폰의 다양한 SMS 부가기능에 익숙한 고객의 요구를 유선전화 SMS에 반영한 서비스이다. 


KT 이상홍 서비스기획본부장은 “SMS, TV 리모컨, 외출관리 기능, 게임 등의 다양한 Ann(안) 전화기 기능과 함께 등기 SMS, 번역 SMS 등의 “프리미엄 SMS”를 안(Ann) 전화기 이용자 메뉴(표준 플랫폼)에 반영하여 고객이 쉽게 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향후 디지털폰 국내 상용화와 함께 더욱 편리하고 다양한 “디지털 Ann폰”의 부가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정부의 국내 디지털폰 상용화 일정에 맞추어 2007년 4월 디지털 '안' 전화기와 디지털 '안' 전화기 기능과 연계된 신규 서비스를 KT 고객에게 제공 할 예정이다.


현재 KT의 안 전화기는 삼성전자, LG전자, 아프로텍 3개사가 제공하고 있다. 가격대도 12만 7천원대에서 15만원대다.


KT의 VoIP(Voice over IP) 전화 서비스 단말 시장도 이와 비슷하다. KT는 VoIP 시장 개척에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유선 전화 매출을 최대한 보호하려는 의도인 셈. KT는 시범 서비스용 단말기를 도입해 테스트를 완료하고 단말기 공급과 관련해 본 계약 체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현재 영상 전화기의 기업용과 가정용 시장은 씨엔에스와 삼성전자가 공급하고, 인터넷 전화 중 기업용은 다산네트웍스와 삼성전자, 가정용은 다산네트웍스로 낙점이 된 상태다.


070 인터넷 전화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삼성네트웍스도 삼성전자와 다산네트웍스를 통해 인터넷 전화기를 공급받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다산네트웍스와 대유정보통신이 BMT를 통과한 상태다. 


 데이콤의 경우 오는 목요일 정도 BMT 결과가 나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터넷 전화의 경우 포스데이타와 경기전자, 가정용의 경우 다산네트웍스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통신사들이 VoIP나 화상 회의 등 기간 통신 사업자들이 각 사별 서비스 연동도 의무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단말기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 빚어질 통화 불능 상태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통신 사업자에 단말기를 공급하지 못했다고 해서 시장에서 바로 퇴출되는 것은 아니다. 통신사들의 경우 인터넷 전화나 화상 전화, 와이파이 폰 등 10만원에서 20만원 사이에 가격을 결정하고 있지만 대량 구매보다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추가 발주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통신 사업자에게 공급할 권한을 확보했다고 해서 바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는 없다.


장비 업체의 한 관계자는 “모든 비용을 통신사가 떠안고 가지 않는다. 또 통신사에 필요한 서비스 요청은 끊이질 않고 있어 밖에서 보는 것처럼 차세대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장비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얼마나 빨리 열리지도 고민일뿐더러 열린다고 하더라도 통신사들이 시장 파워를 이용해 상당히 저렴하게 구매하고 있어 수익이 많지는 않다. 오히려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 기업 영속성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장 초기이기 때문에 통신사업자와 한배를 타려는 제조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고, 당분간 이런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입을 모은다. 하지만 관련 서비스 시장도 안착화되고 서비스 유형도 엇비슷해지면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함께 공략했던 제조 업체들도 개인 사용자들에게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등이 석권하고 있고, 이들 또한 빠른 시일 안에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려 지금의 위치에 올라서 있다. 사업자의 요구를 발빠르게 수용하면서 동시에 해외 시장 동향과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적절한 신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유선 통신사들도 차세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용 단말기 업체들을 선정해 이동통신 시장과 유사한 행보를 걷고 있다. 과연 이런 행보 속에서도 세계적인 유선 단말기 제조사가 등장할 수 있을까? 아니면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양대 단말기 업체나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다산네트웍스만 살아 남을 수 있을까? 또 이들이 국내 시장에서만 고객을 확보하는 선에서 끝날까? 또 다른 다크호스가 갑자기 떠오르게 될까? 유선 통신사들의 차세대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하는 그 과정과 함께 단말기 업체들에게도 눈길이 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