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로봇? 국민 좀 빼자

2006-10-24     도안구

KT가 네트워크 기반 지능형 서비스 로봇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칭 국민로봇이다. 이름도 거창하다. 로봇 사업에 뛰어든 KT를 반긴다. 국내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KT의 전략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그 앞에 붙힌 '국민'은 듣기 거북하다. 쇼핑몰에 가보면 다양한 로봇들이 판매되고 있다. 미국 아이로봇사의 '룸바'가 대 히트를 하면서 청소용 로봇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현대디지텍을 비롯해, 유진 등 국내 업체들도 속속 뛰어들었다. 또 다양한 로봇들이 등장할 것이다. EBS에서도 로봇 관련 프로그램을 신설해 많은 젊은이들과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어떤 기업들은 '국민' 기업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그런 기업들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공기업이면 모를까 민간 기업들이 '국민' 기업을 간판으로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자 만족형 제품이면 그걸로 끝이지 않을까? 다른 제품들은 그럼 국민을 등한시한 제품일까? 우리나라 제품중에 '국민'을 생각하지 않은 제품이 어디있겠는가? 



아이로봇의 '룸바'의 경우 네트워크 형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결혼하는 이들의 필수 구입 제품 중 하나로 '룸바'가 각광을 받는다. 어떤 선물을 해줄까라고 물으면 십중팔구 '룸바'를 사달라고 한다. 집들이 선물로도 안성맞춤이다. 



국민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면 최고의 판매 상품이 된다. 그것은 국경을 뛰어넘는다. 입맛 열면 글로벌 시대, 글로벌 기업을 외치는 KT가 자사 서비스 런칭할 때 굳이 국수주의적 냄새가 나는 '국민'을 거론한 것은 이율배반적으로 보인다. 세계 시민을 겨냥했다고 보도자료에 쓰는 것이 국내 독자는 물론 해외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더욱 유리하지 않을까? 



민영화된 KT라면 세계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 믿고, 또 그런 제품 개발을 위해 이번 시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고 본다. 소비자 만족형 제품을 출시하면 KT가 굳이 국민로봇이라고 하지 않더라도 그런 유사한 호칭을 받을 수 있지 않은가?



KT가 배포한 보도자료 전문이다.



KT가 국민로봇(URC) 사업에 본격 돌입한다. KT(대표이사 남중수/www.kt.co.kr)는 25일 광화문지사 1층 문화공간 T샘에서 URC로봇 시범서비스 개통행사를 갖고 URC로봇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KT는 URC로봇 시범사업의 주관사업자로서 지난달 모집한 고객체험단 1천 가구와 공항, 서울역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약 두 달간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게 된다.

 

시범서비스에 투입되는 로봇은 총 7종(가정용 5종, 공공용 2종) 1,020대로 메가패스/네스팟 망을 통해 교육(구연동화/영어), 오락(노래방/음악감상), 정보(뉴스/날씨/요리), 휴대전화로 밖에서 집안을 살펴볼 수 있는 홈모니터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로봇의 기능이 어린이 교육 관련 서비스가 주가 됨에 따라 고객체험단도 영유아 및 초등자녀가 있는 가구를 위주로 선정했다.

 

KT는 URC로봇 이외에도 지난달 출시한 소프트웨어 로봇 '친친(chinchin)', 출시를 준비중인 엔터테인먼트 로봇 ‘넷토이(가칭)’등 KT의 막강한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한 다양한 로봇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KT 마케팅부문 로봇사업담당 박용화 상무는 “향후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실용적인 기능과 저렴한 가격의 국민로봇을 출시해 대한민국 로봇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 URC(Ubiquitous Robotic Companion): 네트워크 기반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뜻하는 말로, 기존의 독립형 로봇은 모든 기능을 자체적으로 구현함에 따라 기술적 제약과 단가 상승 등 한계가 있으나, URC는 네트워크와 연결돼 주요 프로세스를 외부에서 분담함으로써 이러한 제약조건을 해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