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디스플레이를 위한 3D 기술

2006-10-26     김달훈

휴대용 TV, DMB 수신기, PMP 등에 장착된 소형 액정 디스플레이를 통해 3차원 입체 영상을 즐기는 것이 가까운 미래에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본 NTT 도코모(NTT DoCoMo. Inc)가 동경 대학의 야스히로 타카키 교수와 공동 개발했다고 발표한 휴대용 3D 디스플레이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가능한 일이다.


극장의 스크린이나 TV 등의 평면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3차원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현재까지는 특수하게 제작된 영상과 안경을 이용해 2D 화면으로 3D 영상을 즐기는 방법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NTT 도코모가 발표한 3D 디스플레이 기술을 사용하면 특수 안경이 없어도 3차원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개발된 3D 디스플레이 시스템은 7인치 액정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기술을 휴대폰에 적용할 수 있게 되면 이동전화로 입체 사진이나 실감나는 3D 게임을 즐기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듯 하다.


기존의 입체 영상 기술이 하나의 화면을 여러 사람이 보는 경우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이번에 개발된 3D 기술은 혼자서 사용하는 소형 디스플레이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접근 방식을 다르게 한 것이 핵심이다.







NTT 도코모와 동경대학의 야스히로 타카키 교수가 공동으로 개발한 휴대용 3D 디스플레이 기술의 기본 개념. 액정에 내장된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의 위치를 판단한 후, 이미지를 보는 각도에 맞도록 변환해서 보여준다. 이렇게 변환된 이미지가 액정 패널 앞쪽에 있는 볼록 렌즈를 거치면서 입체감 있는 영상으로 전달된다.(그림=NTT 도코모)




NTT 도코모의 휴대용 3D 디스플레이 시스템은 액정 화면 위쪽에 내장된 카메라가 사용자의 위치를 감지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를 변형시켜 디스플레이하는 방법으로 3D 영상을 구현한다. 즉, 사용자가 어느 쪽에서 화면을 보고 있는지를 판단한 후, 컴퓨터가 해당 각도에 맞는 이미지로 변환한 후 디스플레이 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렇게 변환된 이미지가 액정 패널 앞쪽에 있는 볼록 렌즈를 거치면 실감나는 입체 영상으로 보여 지게 된다. 볼록 렌즈는 바깥쪽으로 향하는 부분만 볼록하게 튀어나오도록 디자인되어 있고, 작은 렌즈가 여러 개 모여 있는 구조를 하고 있다.


좌우로는 60도, 상하로는 30도 범위 안에서 디스플레이를 볼 때, 각각의 위치에 따라 이미지를 변환해 3D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 NTT 도코모의 설명이다. 즉, 정면에서 볼 때의 이미지를 기준으로 해당 범위 안에서 사용자의 시선이 상하좌우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지에 따라 이미지의 모습을 변환해 보여준다.


아직까지는 이 정도의 간단한 개념 정도만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이나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기본적인 시스템 개념만으로 유추해 보면,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한 후 그때마다 3D 렌더링 과정을 통해 해당 각도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카메라로 사용자의 위치를 측정하고, 이미지를 변환하는 과정을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프로세서가 필요하게 된다. PC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는 무리가 없겠지만 현재 개발된 휴대용 디지털 기기에 사용되는 모바일 프로세서로 이것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또한 영화와 같은 동영상에서 이 기술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도 아직은 정확하게 공개된 것이 없다. 다만 NTT 도코모는 이번에 개발된 3D 기술의 향후 일정에 대해, 3D 게임이나 모바일 인터넷 쇼핑에 적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만 밝히고 있다.


NTT 도코모가 휴대용 3D 디스플레이 시스템 개발 소식과 10월 3일부터 7일까지 일본에서 개최되는 시텍(CEATEC)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지난 9월 29일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이 기술이 탑재된 상품을 만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획기적인 신기술이라도 그 운명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녹아들어 세상의 빛을 볼 수도 있고, 소리 소문 없이 시간 속으로 묻혀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NTT 도코모의 휴대용 디스플레이를 위한 3D 기술의 미래는 어떨까? 아직은 그 미래를 알 수 없지만, 일단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