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햇 CEO, 입을 열다

2006-10-30     황치규

오라클(Oracle)의 리눅스 서비스 시장 진출 선언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세계 최대 오픈소스 SW 공급 업체 레드햇의 매튜 스주릭 최고경영자(CEO)가 입을 열었다. 오라클이 뛰어든다고 해서 리눅스 서비스 요금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란게 요지였다.



스주릭 CEO는 오라클이 리눅스 서비스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뒤 케이블TV CNBC를 통해 "레드햇은 오라클과 7년간 생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도 앞으로도 오라클과의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는 오픈월드 컨퍼런스에서 레드햇의 절반 가격으로 레드햇리눅스 사용자들에게 기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레드햇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도 스주릭 CEO는 가격 인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둘중의 하나다. 가격을 내리지 않고도 오라클과의 실력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거나 공개적으로 가격 전쟁을 선언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후자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실 SW업계에서 가격 할인은 어색할게 없는 관행이다. 중요한 고객이다 싶으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적용되기도 한다. 공식 판매가를 뜻하는 리스트 프라이스(list price)는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물론 SW업체는 가격 할인과 관련해 쉬쉬하는 편이다. 알려져서 좋을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레드햇 역시 마찬가지 판단을 했을 수 있다.



공룡기업 오라클이 전면에 나선 만큼 앞으로 레드햇리눅스 시장은 크든적든 변화가 불가피하다.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고객 입장에서 오라클이 과연 레드햇보다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양사의 공식적인 입장만 놓고 보면 오라클은 레드햇의 절반 수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레드햇이 비공식적으로 가격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면 그 격차는 그리 크지 않을수도 있다. 실질적인 가격 차이와 변화의 폭은 비례 관계를 형성할 것이다.



또 하나는 오라클과 레드햇의 관계다. 스주릭 CEO의 말대로 두 회사는 그동안 긴밀한 동맹 관계를 맺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오라클의 리눅스 서비스 시장 진출은 양사 관계에 변화를 몰고올 수 있는 변수임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스주릭 CEO는 오라클과의 협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레드햇은 정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오라클과의 협력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라클과의 관계에 균열이 일어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