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롱테일법칙

2006-10-30     황치규

"매출의 80%는 20%의 충성 고객에 의해 이뤄진다."  "생산량의 80%는 20%의 우수 사원에 의해 이뤄진다." 파레토의 법칙으로 유명한 이 80대 20 법칙은 비즈니스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기본적인 마케팅 법칙이다. 기업들이 VIP 운운하며 우수 고객과 전략 상품에 자원을 집중시켰던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80% 고객은 그동안 어떤 의미였던가. 스가야 요시히로는 그의 저서 <롱테일 법칙>(예병일 옮김 재인 1만2천원)에서 파레토 법칙에서 80%에 해당되는 고객들은 기업들에 의해 버려진 존재였다고 단언하고 있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비용이 들기 마련이고 기업이 가진 자원은 한정된 만큼 80%를 버리고 20%를 취하는 전략은 현명한 판단이었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요시히로가 80%의 고객에 대해 다소 도발적인 표현을 쓴 것은 시대가 달라졌음을 선포하기 위한 것이다. 버려져 있던 80%의 고객들이 이제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수익원으로 신분이 상승했다는 얘기다.

롱테일 법칙은 인터넷의 발달으로 버려져 있던 80%의 고객 집단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흡수할 수 있게 됐다는 것과 이렇게 할 수 있는 기초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롱테일이란 말은 웹2.0이 관심을 받으면서 덩달아 유행어가 된 용어다. 파레토의 법칙에서 80%를 대신하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다. 롱테일은 기술전문 잡지 와이어드의 크리스 앤더슨이 아마존에서 1년에 단 몇권밖에 팔리지 않는 흥행성 없는책들의 판매량을 모두 합하면 놀랍게도 잘 팔리는 책의 매상을 추월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 처음으로 쓴 표현이다.)

롱테일 법칙에서 제1장은 롱테일이 주목받게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불특정 다수의 고객 집단과 커뮤니케이션하는데 드는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졌다는게 핵심이다.

제2장은 롱테일 전략을 펴기위한 사고 방식과  롱테일이 인터넷 기업의 전유물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롱테일은 구글, 아마존 등 인터넷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설명할때 수시로 등장한다. 그러나 저자는 롱테일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마케팅의 온라인화가 아니라 마케팅의 자동화라며 오프라인 업체도 업무 자동화를 통해 판매 기회가 늘리는 방법으로 롱테일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제3장은 롱테일 전략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전술이 담겨 있다.  

제4장은 실제로 롱테일 비즈니스를 펴고 있는 기업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아이크레오의 e메일 매거진 아이슈어, 구글 검색 연동 광고 애드워즈, 디지털 아카이브 저팬의 디지털 소재 다운로드 판매, 엔-저팬의 전직 정보 매칭 서비스, 혼다가 제공하는 카 내비게이션용 정보 서비스가 사례로 나와 있다.

롱테일 법칙은
웹2.0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롱테일 현상을 마케팅 관점에서 분석했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오프라인 기업도 롱테일을 추구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도 신선하다.

그러나 롱테일 전략의 방법론을 설명하는데 있어 깊이있는 내용이 많이 다뤄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케터가 롱테일 법칙을 실무에 적용하기 위한 지침서로 보면 적당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