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와 SaaS 두마리 토끼 다 잡겠다"

2006-10-31     황치규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의 가능성을 입증한 업체로는 검색 최강 구글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일즈포스닷컴이 꼽힌다. SW제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SaaS 시대에 한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MS는 2005년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SaaS 시대의 명예 회복을 선언하고 나섰다.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 한발 늦었음에도 운영체제(OS)와의 브라우저의 번들 전략을 통해 넷스케이프를 침몰시킨 바 있는 MS는 이제 SaaS 전략으로 중무장하고 구글 등과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윈도라이브, 오피스라이브 등 그 성과물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MS의 SaaS 접근 방식은 SW시장에서 확보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SaaS 분야를 치고들어가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전략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 최고기술임원직을 맡고 있는 김명호 이사를 만나 SaaS 시장의 가능성과 MS의 전략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 SaaS와 과거 ASP의 차이는 무엇인가.


'제대로 된 ASP'가 SaaS다. 과거 ASP는 네트워크 대역폭이 떨어져 뿌리 내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규모의 경제도 이루지 못했다. SaaS는 일정 규모를 달성해야 한다. 개인이 라이선스를 구입해서 설치하는 것과 ASP 서비스 비용이 같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다.  모든 사용자들에게 각기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를 해야 한다면 비용 부담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 없다. 관건은 한 시스템에서 사용자를 얼마만큼 수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임계점을 돌파해야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 SaaS는 이점을 극복한게 특징이다.



서버 인프라와 안정성이 높아진 것도 주목해야 한다. 이제 IT서비스는 사용자가 믿어주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SaaS는 사용자들에게 각각에 있는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SaaS의 특징은 처음부터 인터넷 중심적으로 설계됐다는 것이다. 이미 나와있는 솔루션을 단지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하는 개념이 아니다. 처음부터 인터넷을 보고 개발됐고 제공된다. SaaS의 주공략 대상은 비IT기업이나 IT투자 여력이 없는 기업들이다. 이 때문에 SaaS를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로 보는 시각도 있다. SaaS가 최근 비즈니스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에는 없던 '롱테일'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SaaS는 전통적인 SW 시장도 잠식할 수 있다.



▲ MS에게 SaaS는 기회인가 위협인가.



둘 다 포함한다. SaaS는 MS에 위기라면 당연히 위기다. 라이선스를 구입하던 고객이 서비스에 만족하는 쪽으로 바뀐다면 시장은 잠식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SaaS는 네트워크가 끊어지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도 많다. 웹오피스를 예를 들어보자. MS는 이미 메모장이나 워드패드를 무료로 주고 있다. 이 상황에서 웹오피스까지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웹오피스에 의한 시장 잠식을 아직은 걱정하지 않는 이유다. 구글이 라이틀리를 인수했다고 해서 MS 오피스가 안팔리겠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물론 대규모 서비스 공급 업체가 나타나 제품 업체와 직접 경쟁하게 되는 시나리오는 위협적이다. 구글 매핑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위협적이라 판단되면 MS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 2005년말 SaaS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라이브 전략을 내놨다.


차세대 신규 시장은 바로 서비스다. MS가 잘했다면 구글의 위치를 차지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MS는 이제 롱테일도 돈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전체 광고 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다. 이 비중이 50%까지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온라인 광고 시장이 SW 시장보다 커질 수도 있다. MS에게도 이 시장은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윈도 라이브, 오피스 라이브로 대표되는 라이브 전략은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다.



▲ 라이선스 방식의 SW사업 비중이 큰 MS에게 SaaS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MS의 SaaS 전략은, 전통적인 SW사업의 약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도 결국 SW사업이다. 서비스 업체도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MS는 지적재산권과 데이터센터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과 전통적인 SW 분야에서 모두 영향력을 확대한다는게 목표다. 구글보다 운신의 폭이 좁아보일 수도 있는데 구글도 운신의 폭이 그리 큰 것은 아니다.



▲ MS의 구체적인 SaaS 사업 내용은.



이미 나와 있는 윈도라이브와 오피스라이브는 MS식 서비스 사업이다. MS 스스로도  SaaS 공급 업체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오피스라이브는 엄밀히 말하면 웹호스팅 사업이다. 기존 웹호스팅 업체는 광고 모델을 강화하지 않으면 입지가 위협받을 것이다. 유료는 물론 무료로도 제공되기 때문이다. 비IT들에겐 굉장히 매력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다.



(윈도라이브는 라이브닷컴 포털과 메일, 메신저, 검색, 보안서비스(원케어), 등의 서비스로 이뤄져 있다. 개발자는 라이브용 서비스를 직접 개발할 수도 있다.
오피스라이브는 인터넷 기반 호스팅 서비스다. 유료 모델 또는 광고수익으로 운영된다. 제공하는 기능은 비즈니스자동화와 협업 등으로 소규모 기업에 어울린다.)



▲ 전통적인 SW부분은 SaaS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MS는 SaaS를 위한 서버와 개발도구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구글은 API만 지원하는데 MS는 API외에 개발도구도 묶고 싶다. SaaS 개발자들이 비주얼스튜디오 개발도구위에서 SaaS를 개발하도록하는게 목표다. 결국 비주얼스튜디오 사용자들을 라이브 개발자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아틀라스, 비주얼스튜디오, ASP2.0을 묶어서 SaaS 개발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아틀라스는 개발자들이 비주얼스튜디오 기반으로 아작스 기반 서비스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툴이다. 



개발자들은 MS 플랫폼을 활용해 어떤 OS에서도 돌아가는 SaaS를 만들 수 있다. MS는 SaaS를 위협으로만 보지 않는다. SaaS 전략에 있어 개발자는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개발자들이 어떻게 SaaS 개발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책도 준비중이다. 모두가 SaaS 분야에서 기술적인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 SaaS 사업의 특징을 꼽는다면.


아이디어가 아니라 규모의 경제 논리다. SaaS 공급 업체가 되려면 인프라가 있어야 하고 개발 마인드도 바뀌어야 한다. 패키지 SW를 만드는 마인드로는 할 수가 없다. 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가 없다. 결국 ASP와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