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사장을 공모한다

2006-11-01     도안구

KT가 창사 최초로 지사장 공모에 나섰다. KT 지사는 전국에 69개 분포돼 있으며 각 지사별 평균 300 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그동안 내부 인사들의 실적에 따라 지사장을 선발해 왔다. 이번 발표는 이런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으로 내부 인력들은 물론 외부 인물 수혈을 통해 조직의 변화를 꾀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KT 지사장은 지역의 마케팅과 영업, 네트워크 운영과 고객 서비스 업무를 총괄하며, 적게는 수백억 원부터 수천억 원까지의 매출을 올리는 지사의 경영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최근 SK텔레콤은 직급제를 폐지하면서 모든 호칭을 'OOO 매니저'로 바꾼바 있는데 당시 SK텔레콤은 중간 관리자가 늘어나면서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기에 적합한 조직 문화를 위해 이를 단행했다고 밝힌 바 있어 통신사의 조직 문화도 급변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조직 전반에 대한 수술을 단행한데 비해 KT는 우선 지사장 공모 방식으로 내부 인력들에게 민영화된 조직으로서의 변화를 독려하고 있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KT는 전국 69개 지사 중 수도권 4개 지사장과 부산권 1개 지사장을 공모한다고 밝혔는데 부산권은 내부 인물을 선발할 계획이다. 



특히 외부 수혈이라는 충격적인 방법 이외에도 내부 과장급 직원도 상무급에 해당하는 지사장 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연공서열 중심의 KT 인사 구조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KT는 수도권 중 정확히 어떤 지역을 선별하겠다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오는 11월 중순 경 공식 발표가 될 예정이며 현재 지사장들의 실적도 고려됨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지사장들은 자리를 보존하기 힘들어졌다. KT의 한 관계자는 블로터닷넷(www.bloter.net)과 전화인터뷰에서 "부진한 지역 혹은 전략적으로 요충지로 불리는 곳 등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응모자격은 외부 전문가의 경우 경영/마케팅분야 전문역량과 성공적 사업수행 경험이 있거나 고객가치 혁신과 성과 창출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내부 직원의 경우 일정 조건을 갖춘 과장급 이상 직원이면 가능하다.

 

이번 지사장 공모는 통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고객가치 혁신을 통한 고객감동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보다 높은 열정과 도전의식을 가진 전문성 있는 현장 최고경영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KT는 지사장 공모가 그 동안의 영업 위주의 현장경영을 고객가치 증대를 위한 고객 컨설팅 위주의 경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 인사담당 최용석 상무는 “열정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여 고객의 삶을 감동과 놀라움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인재라면 누구나 KT의 지사장이 될 수 있으며, 금번의 시범 운용을 거쳐 대상 지사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사장 모집 기간은 1일부터 10일까지이며, 자세한 내용은 KT 홈페이지(http://www.kt.co.kr/etc/notice_view.jsp)를 참고하면 된다. 


한편, 최근 KT는 각 전화국의 업무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있어 이런 변화도 수장의 역할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KT는 지난 9월 말 전화국을 인터넷컴퓨팅서비스(ICS)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는 첫 단계로 ICC 남수원 노드를 개통했다. 남수원 지사의 전자실을 리모델링해 구축한 남수원 노드는 초당 20기가비트의 처리규모를 갖췄으며 분당IDC 내에 있는 초당 60기가비트 처리용량의 시스템과 연동해 대용량 고품질의 ICS(인터넷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남수원 노드는 총 400TB(테라바이트) 스토리지와 200여대의 서버를 갖추고 있다.



교환기와 전송시스템으로 가득한 전화국 자체를 인터넷 서비스 핵심 기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기존 KT비즈니스의 이해는 물론 인터넷 비즈니스와 기업 고객들의 요구를 발빠르게 수용할 지사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중수 사장이 꺼내든 지사장 최초 공모가 과연 KT내부 조직에게 얼마나 많은 변화를 불러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