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다음 손잡기, 사실로?
구글이 한국 공식 리셀러로 나무커뮤니케이션(www.namukorea.com)을 선정했다는 발표가 오늘(11월9일) 나왔다. 국내 광고주들에게 애드워즈(AdWords) 프로그램을 판매하기 위한 제휴다. 애드워즈는 조회수에 따라 비용을 지급하는 구글의 광고시스템이다.
공식 리셀러로 선정됐다는 말은 나무커뮤니케이션이 앞으로 국내에서 구글 애드워즈 시스템의 영업과 지원을 맡는다는 뜻이다. 구글을 대신해 광고주들에게 온라인 키워드 광고를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마케팅 방안도 교육한다. 구글의 검색광고 노하우를 대신 전달해주는 대리인인 셈이다.
다음과 구글의 제휴는 최근 인터넷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구글의 국내 웹검색 시장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그래서 업계에선 구글이 한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려면 국내 업체와의 제휴나 인수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구글이 한국 진출을 앞두고 제휴나 인수를 타진했던 몇몇 기업들(첫눈, 엠파스 등)은 결과적으로 경쟁사인 국내 포털업체 손에 넘어갔다. 남은 기업 가운데 유력하게 거론되는 우군은 현재 다음이다.
다음의 최근 행보는 여기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다음은 오랫동안 거래하던 오버추어와 손떼고 구글과 키워드 검색광고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다음의 웹검색이 구글 엔진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는 건 다 아는 사실. 여기에 자회사를 통한 두 기업의 공식 제휴가 더해지고 나니, 둘 사이의 밀월 관계는 이제 공개구혼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의 주식수는 11월 현재 전체 주식의 17.38%인 215만6천주다. 오늘(11월9일) 현재 기준시가는 5만7300원. 이재웅 대표의 주식가치만 따진다면 1235억여원에 이른다. 참고로, SK커뮤니케이션즈의 엠파스 지분인수 금액은 820억원, NHN의 첫눈 인수금액은 350억원이었다.
물론 기업간 인수합병은 주식가치만 계산기로 두드려 따지기엔 훨씬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인수 규모만 어림잡아볼 때, 이 정도라면 구글로선 한번 '질러볼' 만 하지 않을까. 늦어지는 한국시장 진출에 대한 호사가의 입방아가 적잖이 신경쓰이는데다, 2%대 시장점유율로 자존심까지 구기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나타난다면 나무커뮤니케이션을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첫 신호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