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디자인 철학과 기술을 담았다"
소니의 크리에이티브 센터 밸류 디자인스튜디오의 수석 아트 디렉터, 타쿠야 니이츠. 소니코리아가 야심차게 국내시장에 출시하는 ‘브라비아 X’ 시리즈의 홍보를 위해 11월 9일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품 발표회에 그가 섰다. 연단에 선 그는 약 30분 정도에 걸쳐 ‘브라비아 X'에 담긴 디자인 철학과 애환을 소개했다.
소니코리아의 제품 발표회에 본사 디자이너가 ‘직접’ 나와 개발 과정을 소개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제품의 기술적 특징이나 장점만큼이나 차별화된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것도 이례적이다.
그 만큼 브라비아 X 디자인에 대해 자신감이 있거나 차별화를 강조하고 싶었다는 얘기다. 타쿠야 니이츠 수석 디자이너는 브라비아 X에 적용된 플로팅(Floating) 디자인의 구상부터 제품 개발에 적용하기까지의 과정을 꼼꼼하고 상세하게 소개했다.
플로팅 디자인은 2002년에 출시된 베가 MR 시리즈 PDP TV에 처음 적용됐던 디자인이다. 패널 부분을 투명한 유리로 감싸서 마치 한 장의 유리 안에 화면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디자인이 플로팅 디자인의 핵심이다.
“이번에 발표한 브라비아 X시리즈는 플로팅 디자인에 미니멀(Minimla), 경쾌함(Airily), 조화(Harmony)라는 디자인 개념을 가미해 TV를 보고 있지 않을 때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타쿠야 니이츠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액정 패널을 둘러싸고 있는 베젤 부분을 얇게 디자인해 날렵하고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다. 또한 베젤 부분을 주위 인테리어 환경에 맞도록 화이트, 블랙, 블루, 브라운, 실버 등의 6가지 색상으로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원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도 명품 가구와 같은 느낌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브라비아 X 시리즈의 실물을 보면 이러한 디자이너의 의도가 제법 잘 반영된 듯 하다. 깔끔하고 날렵하고,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눈길을 끌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디자인과 색상 하나에도 깐깐한 기준을 적용하는 눈 높은 고객들의 관심을 제법 끌만 하다.
브라비아 X의 기술력을 유난히 강조한 것도 눈길을 끈다. 소니코리아는 브라비아 X만이 진정한 풀(Full) HDTV라고 강조했다. HD 방송 신호를 오버스캔해서 신호 바깥 부분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경쟁사의 풀HD'와는 달리 브라비아 X는 HD 신호를 1:1로 100% 매칭해 보여준다는 것이 소니코리아의 설명이다.
브라비아 X 시리즈는 1,920x1,080p의 풀HD 신호를 화질의 손상 없이 그대로 재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브라비아 X 시리즈에는 새로 개발된 ‘브라비아 엔진 프로’라는 영상 엔진을 탑재해, 입력과 출력 신호를 1:1의 풀 픽셀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소니코리아는 밝혔다.
즉, 풀HD 패널을 쓴 HDTV라고 하더라도 입력된 영상신호를 영상 엔진을 통해 처리하는 과정에서 완벽하게 재생해내지 못한 다면 풀HD가 아니라는 것이다. 완벽한 풀HD 영상을 재현할 수 있는 능력은 영상 처리 엔진이 좌우하는데 브라비아 엔진 프로를 통해 이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소니코리아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되어 있는 삼성이나 LG전자의 풀HD 지원 HDTV의 경우는 입력 신호와 출력 신호를 화소(pixel) 단위까지 완벽하게 1:1로 재현해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오버스캔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화면을 보여주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화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바침 하기위해 제품 발표회에서는 두 회사의 경쟁 제품을 놓고 비교 시연까지 하는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펼쳤다. 그렇다면 실제 비교 화질은 어떨까? 비교 제품에 따라 부분적으로 화질이나 계조 표현 능력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차이에 대한 고객들의 체감 지수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므로 무엇이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비교적 어렵지 않게 잡아낼 수 있는 차이도 있지만 어떤 부분은 소니코리아의 설명을 들어야 알아챌 수 있을 만큼 미세한 부분도 있었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풀HD 화질로 프리미엄 디지털 TV 시장을 겨냥한 소니코리아의 브라비아 X 시리즈. 40인치와 46인치 두 가지 모델이 판매될 예정이며, 6가지 색상으로 교환해 사용할 수 있는 베젤을 채용해 인테리어 환경에 맞게 변환해서 사용할 수 있다.
브라비아 X 시리즈는 40인치(KDL-40X2000)와 46인치(KDL-46X2000) 두 가지 모델이 11월 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각각 450만원과 550만원. 다나와의 가격 비교 서비스를 이용해 검색해 본 결과, 현재 풀HD급으로 분류되어 판매되고 있는 비슷한 ‘화면 크기’의 삼성이나 LG 제품에 비해 적게는 50만원 정도에서 많게는 150만원까지 가격이 비싸다.
대기업 브랜드가 아닌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진다. 깐깐하고 까다로운 눈을 가진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어떻게 지갑까지 열수 있게 할 것인지는 소니코리아가 앞으로 넘어야할 산이다. 소니코리아가 강조하는 디자인과 화질의 차별화는 과연 주머니 두둑한 프리미엄 고객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소니코리아의 윤여을 대표이사는 “HDTV라고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이번에 출시하는 브라비아 X 시리즈야 말로 진정한 ‘풀(FULL) HDTV'로 화질과 디자인 모두 LCD TV의 이정표를 제시해주는 제품이 될 것이다. 브라비아 X 시리즈는 소니의 기술력과 디자인 경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며 브라비아 X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