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와 매너경영]한밤의 인삼소동

2006-11-12     조광제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는 방법 중에서 선물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선물은 상대방을 생각하면서 준비 하게 되어 있다. 선물은 반드시
돈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도 많다. 어린아이가 들판에서 엄마를 위해 딴 들풀은 어린아이의 사랑의 표현인 것이다.



비즈니스에서는 선물과 뇌물이 혼동될 때가 왕왕 있다. 주는 사람
은 형식성과 의무성을 갖고 하지 않고, 받는 사람은 “내가 이 자리에 있지 않으면 이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아서 정중히 돌려줄 경우를 정하면 되겠다.



필자가 미국 주재시절 선물관련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다. 2002년 9월 어느 날 밤 모두가 곤히 잠든 1시경 집으로 전화가 왔다. 잠결에 받아 보니 법인장님 이었다. 그날 밤 샌디에고에서 국내에서 온 VIP분과 저녁식사를 같이 하는 과정에서 자기 아들이 산호세 근처 에머빌에 사는데 샌디에고 오기 전에 들러 만나고 왔고, 깜박 잊고 아들이 준비한 선물을 놓고 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9시경에는 그 분이 멕시코로 이동하는 일정을 알고
있었고 저보고 에머빌의 주소를 알려 주시면서 "어떻게 하면 좋지?"라고 말씀하시면서 전화를 끊었다. 정답은 "물건을 수령하여 아침 첫 비행기로 가지고 와"라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다. 



일단 옷을 추슬러 입고 회사로 갔다. 2시경 YAHOO에서 에머빌
그분의 아들 주소를 확인후 약도를 프린트해 1시간가량 운전하여 새벽 3시경 그 집에 도착했다. 고급빌라의 좋은 집이었다. 벨을 누르자 아들이 누구냐고 문안에서 물었다. 여차여차하여 어머니에게 드릴 선물을 가지러 왔다고 하자 포일에 싼 상자하나를 내 주었다.



1시간을 다시 운전하여 회사로 돌아 왔다. 돌아와 상자를 열어보니
인삼 2뿌리가 있는 것이었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어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풀렸다. 이제 어떻게 하지? 



인터넷을 다시 검색하여 항공사를 뒤지다가 아하!
사람은 가지 않고 물건을 공항에서 바로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아냈다. 5시경 산호세 공항으로 나가 사우스웨스트(South West)항공사 수화물 창고에 갔다. 그런데 사람은 있는데 서비스 개시시간이 6시부터라며 접수를 받지 않아 50분을 벤치에서 기다려 6시에 접수를 했고, 아침 6시30분 첫 비행기에 인삼 두 뿌리를 실려 보낼 수 있었다.



Tracking 번호를 7시경 산디에고에 사는 주재원에게 전화를 하여
알려주면서 사정을 설명했다. 8시경 그 주재원이 물건을 VIP가 묶고 있는 호텔로 가져다주면서 한밤의 인삼소동은 마무리 되었다.



이후 이 VIP분은 감동을 받아 국내 각종 모임에서 이 한 밤의 인삼 소동에
대하여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내가 맡고 있던 업무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끼쳤는지는 여러분 상상에 맡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