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툴즈 1.1, 공동체 실험이 일 냈다

2006-11-14     이희욱

태터툴즈 v1.1이 11월11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이전 정식 배포판인 1.0.6 버전을 내놓은 게 지난 6월14일이니, 대략 5개월만의 업그레이드네요. 태터툴즈는 아시다시피 국내 대표적인 설치형 블로그 툴이죠. 공교롭게도 발표일이 11월11일인지라 '빼빼로데이에 맞춰 내놓으려 일부러 출시 시기를 늦췄다'는 누리꾼들의 애교섞인 투정도 있는데요.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만, 어쨌거나 새 버전의 출시를 목빠지게 기다리던 수많은 이용자들에겐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늦었지만 새 버전에 담긴 주요 변화와 의미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태터툴즈 1.1은 '태터앤프렌즈'(TNF)의 공동작업의 산물입니다. 태터앤프렌즈는 태터툴즈 개발자 모임의 정식 명칭인데요. 개발사인 태터앤컴퍼니(TNC) 소속 직원이 아닌, 태터툴즈를 아끼는 개발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입니다. 회원만도 770여명이 넘는다고 하니, 자발적 조직치고는 꽤나 큰 편입니다. 이를테면 태터툴즈를 사랑하고 발전시키는 외곽 지원부대인 셈입니다. 



TNF는 사이버 공간에서 포럼(forum.tattertools.com)을 운영하며 태터툴즈 개발소스와 정보를 공유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능으로 태터툴즈를 업그레이드합니다. 이는 TNC가 태터툴즈의 프로그램 소스를 공개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1.1 버전은 이처럼 TNF의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맺은 결실입니다. 1.1 버전의 공식 명칭이 '태터툴즈 1.1 : Friends'인 것도 이런 까닭에서입니다. 뒤에 붙은 'Friends'란 코드명은 말하자면 TNF에 바치는 TNC의 헌사쯤 되겠군요.



태터툴즈 1.1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원격블로깅 기능의 도입입니다. 원격블로깅은 블로그에 접속하지 않고도 외부에서 글을 작성해 전송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이미 몇 차례 기사를 통해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태터툴즈 1.0.6에서도 원격블로깅을 이용하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이를 위해선 TNF 최호진님이 만든 'BlogAPI'란 플러그인을 내려받아 설치해야 했습니다. 이번 1.1 버전에서는 아예 블로깅API 기능을 기본으로 내장했습니다. 태터툴즈 1.1로 블로그를 만들었다면 MS워드 2007이나 라이브 라이터, 구글 독스나 플리커, 나모 웹에디터 2006 등에서 글을 작성해 자신의 블로그로 바로 보낼 수 있게 된 것이죠. 



보다 편리해진 관리자 기능도 눈에 띕니다. 주로 쓰는 기능을 모아놓은 '센터'가 신설됐고, 양쪽 메뉴 부분을 손쉽게 편집할 수 있는 '사이드바' 관리 기능이 더해졌습니다. 원하는 기능을 '드래그앤드롭'으로 마우스로 끌어다 옮기면 손쉽게 메뉴 구성을 바꿀 수 있습니다. 



'키워드/키로그' 기능이 들어간 것도 눈여겨 볼 만 한데요. '키워드/키로그'는 태터툴즈 0.97 버전까지 들어있다 이후 빠진 기능인데, 이용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번에 부활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입니다. 예컨대 '블로터'란 키워드에 키로그 기능을 이용해 '블로거(blogger)와 리포터(reporter)의 합성어'란 키로그를 입력해두면, 이후 본문에서 '블로터'란 키워드를 클릭했을 때 앞서 입력했던 글이 팝업화면으로 뜨고 이 키워드가 포함된 다른 글 목록도 함께 보여주는 것입니다.

▲ 키워드/키로그 기능 예시 화면.


이 밖에 요즘 블로그 이용자가 늘면서 광고성 '스팸 덧글'과 '스팸 트랙백'이 기승인데요. 1.1 버전에서는 EAS(EOLIN Anti-Spam Service)란 스팸차단 솔루션이 내장돼 불필요한 덧글과 트랙백을 사전에 차단하도록 했습니다. 



이변이 없는 한, 태터툴즈는 앞으로 2, 3… 아니 버전 10 너머까지 계속 발전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TNF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맡을 테고요. 자발적으로 하나둘 모인 물방울들이 거대한 저수지를 만들어 물고기가 노닐고 수초가 자라는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혼자서는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할 일을 공동체가 모여 해낸 것입니다. 앞으로도 태터툴즈가 국내 공동체 개발실험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기록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