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을 위한 TV, 10인치 포터블 DMB

2006-11-14     김달훈

지난 일요일(11월 12일) 방영된 MBC 스페셜의 제목은 '여자와 드라마, 운명적 사랑‘이었습니다. 드라마에 푹 빠져 사는 주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자들은 왜 드라마에 열광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지를 조명한 이색적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전체 프로그램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여자들, 특히 주부들이 드라마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법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소에 주부들을 겨냥한 세컨드 TV를 만들어 팔면 제법 불티나게 팔릴 것이라는 제 생각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확신이 생겼습니다.


신제품이나 트랜드에 관한 기사를 많이 다루다 보니 가끔 업체들로부터 신상품 기획에 대한 아이디어를 달라거나 정식으로 컨설팅을 요청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지난해 이때 쯤, 지상파 DMB 수신기를 개발해 판매하는 국내의 한 업체로부터 신상품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좀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여자들 특히 주부들을 위한 휴대용 DMB TV를 만들어보라고 ‘강력하게’ 권한 적이 있습니다. 온갖 가사 일에 하루 종일 매달려 살아야 하는 주부들에게 TV는 삶의 활력소이며 기쁨이고 즐거움입니다. 저녁을 준비하고 빨래를 하면서도 이리저리 가지고 다니면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마음껏 볼 수 있는 TV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주부들을 겨냥한 세컨드 TV가 오래전부터 적지 않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나와 있는 제품 종류도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특히, 욕실이나 주방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수형 휴대용 TV에 대한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TV는 수없이 많이 팔리지만 모두가 거실이나 방에 놓고 사용하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집안에서 하루 종일 생활하는 주부들에게 집안의 중심은 거실이 아닌데, TV 만큼은 여전히 거실형만 존재하는 셈입니다.


국내에서 지상파 DMB 서비스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올 때부터 개인적으로는 지상파 DMB가 주부들을 위한 세컨드 TV로 제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TV인 만큼 화면이 클 필요가 없으니 7인치 정도 화면에 최적화되어 있는 지상파 DMB가 안성맞춤인 까닭입니다.


더구나 지상파 DMB는 무료로 볼 수 있고, 자동차를 타고 외출할 때는 들고 나가 차 안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무척이나 매력적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실내에서도 지상파 DMB 방송 수신이 잘 되도록 할 수 있는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예를 들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상파 DMB용 간이 중계기를 함께 제공하거나, 별도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방법으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그 업체는 무척이나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주부들을 위한 TV’를 과연 누가 사겠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업체는 남들 다 만들고, 대기업들까지 나서고 있는 평범한 지상파 DMB 수신기에 유난히 집착하더군요. 2-3인치 크기의 액정을 내장한 휴대용 지상파 DMB 수신기나 네비게이션 일체형 제품들에만 유독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 무렵에는 경쟁업체들에서 이미 그런 종류의 지상파 DMB 수신기들을 시장에 내 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13일 삼성전자에서 이런 컨셉에 딱 맞는 10인치 포터블 DMB TV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접했습니다. 모델명이 LMD-10A51W인 이 제품은 실내용 포터블 제품으로 말 그대로 집 안에서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는 지상파 DMB TV입니다.



 삼성전자의 10인치 포터블 지상파 DMB TV, LMD-10A51W. 실내에서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포터블 TV로 동영상과 MP3 재생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기능과 사진까지 볼 수 있는 디지털 앨범 기능도 제공한다.(사진=삼성전자)


대상 고객은 물론 ‘주부님’들 입니다. 디자인도 제법 깔끔하고 세련되어 보이는 것이 주부들이 아니더라도 매력을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직 자세한 제품 사양이 공개되지 않아서 상세한 성능이나 기능에 대한 설명은 나중으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삼성전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가정 어느 공간에서도 DMB 방송을 시청할 수 있고,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연결해 PC에서 다운로드 받은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재생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지상파 DMB 수신기이면서 포터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기능도 갖추고 있다는 얘깁니다.


물론 MP3 재생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재생할 수 있는 디지털 앨범 기능을 내장한 것도 돋보입니다. 아직은 단정하기에 이르지만 아이디어와 제품 컨셉을 본다면 삼성전자에서 제대로 ‘물건’ 하나를 만든 것 같습니다. 시기도 딱 좋아 보입니다.


가격은 39만 9,000원입니다. 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싸도 제법 팔릴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여유가 있는 주부들이 직접 살 수도 있겠지만, 이 보다는 남편들이 아내에게 주는 생일, 결혼기념일, 크리스마스 선물로 딱 좋을 것 같습니다. TV 좋아하시는 어머님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혹시라도 구입할 마음이 있으시다면 지상파 DMB 전파가 잘 잡히지 않는 실내에서도 정말로 수신이 잘 되는지 꼭 확인해 보시고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지방에서 사용하시려면 아직 지상파 DMB는 전국 방송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TV가 있는 집이라면 집안의 실세는 채널 선택권을 가진 ‘누군가’에게 있기 마련입니다. 리모컨을 쥐고 있는 분이 실세라는 얘기지요. 그래서 여러 명이 가족이 서로 보고 싶은 채널을 선택하려다 보면 본의 아니게 채널 주도권을 놓고 분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혹시라도 이런 일이 잦는 가정이라면 가정의 평화를 위해 LMD-10A51W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