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 국제 표준 바다에 과감히 뛰어들라"

2006-11-20     도안구

"국내표준을 만들 시간과 열정을 국제표준 주도에 쏟아야 한다. 국제표준을 주도할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근무하지만 본사에 소속된 사람. 국내 대기업 휴대폰 개발팀에서 근무하다 이제는 국내 고객사들은 물론 자바 개발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김경한 차장의 일성이다.


썬이 말하고 있는 국제 표준은 무엇일까? 썬은 자바ME(Micro Edition)을 통해 휴대폰 제조회사와 이동통신회사, 게임개발사와 셋톱박스,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와 DVD플레이어 제조사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이들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은 자바ME를 통해 자사에 필요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이 시장에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술 변화의 흐름을 국내 사업자는 물론 다양한 제조업자는 물론 자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도 주위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은 크게 리눅스나 윈도, 기타 OS로 대변되는 운영체제 시장과 이런 운영체제나 하드웨어에 상관없는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썬은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자바의 영향력을 극대화시키고 있으며 최근에는 관련 라이선스도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와 유사하게 변화시키면서 개발자 지원의 방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김경한 차장은 "자바ME 분야 중 휴대폰과 관련한 분야에서 MSA(Mobile Service Architecture)라는 산업계 표준들이 정해지고 있다. 이 분야에 국내 기업들이 빨리 눈을 돌려야한다. 자바는 개인도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자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MSA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SA는 무엇일까? 현재 휴대폰 제조사는 물론 전세계 수많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기준에 의해 개발된 단말기나 서비스의 호환성 문제를 표준화 기구나 산업계 표준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휴대폰에 얹어지는 다양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기 위해 자바 진영에서는 JCP(Java Community Process)에서 이런 논의가 진행된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CDC와 MIDP에서 SMS와 멀티미디어API를 위에 3D, 블루투스, MMS, 웹서비스, 어드밴스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LBS(Local Base Service), 심카드와 통신하는 모듈, 데잍 싱크로나이지에이션, 디바이스 관리 등 총 17개의 스텍을 정해 이를 지원하도록 합의했다.


이런 표준 스텍들이 정의되면 게임 개발 업체나 또 다른 휴대폰을 이용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은 이런 20여개의 표준 스텍과 연동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세계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국내에 '위피'라는 표준이 있는데 MSA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경한 차장은 "국내 표준을 준수한 경우는 경우 국내 이용자 4000만명에게만 제공하지만 국제 표준을 준수할 경우는 시장이 어마어마하다"고 전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다. 



김 차장은 "세계 표준을 주도할 수 있었던 그 시기에 국내 표준을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 국내 표준에 쏟아부었던 그런 열정과 시간을 국제 표준화 모임에서 쏟아붇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정말 안타깝다. 표준화 혹은 국제화라는 시장에 과감히 풍덩 뛰어들어 마음껏 실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해외 업체에서 일하기 때문에 국제 표준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 기업들이 국제 시장에서 조금씩 경쟁력을 상실해 가는 모습을 지켜봐야하는 안타까움이 더 큰 까닭이다. 해외 업체들은 비록 출발이 국내 이동통신사나 휴대폰 업체에 비해 늦었지만 표준화 단체에 꾸준히 참여하고 이런 표준 스펙들을 만드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자신들의 우군과 시장을 만드는데 노력해 왔다. 이제 그런 노력들의 결실히 하나씩 열리고 있는데 비해 국내 업체들은 이런 기술 흐름의 변화도 모르는 이들이 태반인 상황이 지켜보는 이의 속을 뒤짚는다.


특히나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기술들이 국내 시장만을 겨냥해 소개될 때는 이런 마음이 더 커진다.


자바 라이선스는 개인들도 취득할 수 있다. JCP를 통해서 삼성전자가 리소스 매니지먼트 API를, LG전자 디지털저작권보호 API를, SK텔레콤이 텔레매틱스 API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다. JCP 룰에 따르면 어떤 스텍을 최초로 만들기로 발의하고 참여를 통해서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나 업체가 그 스펙이 정해지면 관련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 MSA는 썬이 전체를 모아서 관장을 하고는 있다.


김경한 차장은 이런 모바일 휴대폰 분야 이외에도 셋톱박스,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PMP, 프린터, 가정용 전화기 시장도 2년 내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고 밝힌다. 가정 내 홈네트워킹 시장이 개화되면서 이런 개인용 단말시장과 셋톱박스 시장에 덩달아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T의 유선 전화 서비스인 안(Ann) 전화기의 경우 자바 가상 머신을 탑재한 제품이 곳 시장에 출시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휴대폰에서 사용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가정 내 유선 전화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자바 기술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본 부속품처럼 자리잡았다. 리눅스와 윈도가 운영체제 시장을 놓고 한판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또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도 윈도와 심비안 등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자바 기술은 어느 운영체제가 시장을 장악하던 상관없이 대부분 탑재되고 있다.


승승장구가 기대되는 자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해 김경한 차장이 꼭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김차장은 역시나 "긴 안목을 가지고 국제 시장을 겨냥하기 바란다. 20여개의 MSA 스텍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제는 이런 표준 스텍을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된다. 국내 개발회사들의 능력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휴대폰 업체들에 대해서도 "노키아나 모토로라가 단순한 통화기능을 제공할 때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그들이 표준을 지키고, 문서 작업에 눈을 돌리고 제품 개발과 관련해 탄탄한 프레임워크를 마련할 때 우린 그렇지 못했다. 그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제 제조사들도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해야 될 시기"라고 전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새로운 표준들이 마련되고 자바의 라이선스 정책들도 급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따라가기도 힘겨운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소개되면서 시장의 지형도도 급격히 변화될 것이다. 김경한 차장은 말한다. "국제 표준의 바다에 과감히 몸을 던지고 마음껏 수영을 즐기라"고. 그만큼 가까이서 지켜봤기에 국내 업체나 개발자들이 시야만 해외로 돌리면 전세계 시장을 이끌어가기에 충분하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