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망도 '100M' 속도 경쟁?

2006-11-20     도안구

광동축혼합케이블망(HFC)에서도 본격적인 속도 경쟁이 일어날까? 하나로텔레콤이 HFC망에 100Mbps 속도를 제공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종합유선방송과 LG파워콤과의 속도 경쟁이 HFC망으로 번지고 있다. 후발주자인 LG파워콤이 광랜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속도'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가입자를 확보한만큼 하나로텔레콤도 HFC 망에서 동일한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정보통신부가 매달 발표하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현황(2006년 10월말 기준) 자료를 보면 국내 1394만 4177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중 HFC망 가입자는 515만 2531만 가입자로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중 37%를 차지하고 있다. 온세통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인수한 하나로텔레콤이 231만 8396 가입자를 확보했고, 그 뒤를 종합유선방송이 212만 5924만명, LG데이콤과 LG파워콤이 4만 5000여 명과 58만 6000여 명을 가입자로 확보하고 있다.


HFC망은 광케이블(Optical Fiber)과 동축케이블(Coaxial cable)로 구성된 망으로서 방송국과 광단국(ONU)까지는 광케이블을 이용하고 광단국에서 가입자까지는 동축케이블을 이용하여 많은 양의 데이터(인터넷, 케이블TV, 방범, 방재, 원격검침, 자동제어)를 전송할 수 있는 광대역 전송망이다.


하나로텔레콤(www.hanaro.com))은 현재 HFC망 중 자사가 직접 구축한 자가망 비율이 56%에 이르는데 내년 500억원~600억원을 투자해 이 망을 100Mbps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은 핀란드 텔레스트와 국내 통신장비 공급업체인 케이블웨이커뮤니케이션즈와 제휴해 HFC망을 이용한 100M급 광랜 서비스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나로텔레콤은 12월부터 HFC망을 이용하고 있는 서울지역 단독주택 가입자 약 8천명을 대상으로 100M급 광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며,  오는 2007년에는 500억~600억원을 투자해 HFC 자가망 전체를 100M급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이를 위해 텔레스트와 케이블웨이커뮤니케이션즈와 기술 독점사용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최근 2차에 걸친 장비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하나로는 "이번 기술은 기존 HFC망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100M 서비스 제공을 위한 네트워크 투자비를 경쟁사 FTTH 투자비 대비 1/3 이상 절감할 수 있고 가입자 단말이 필요 없어 유지보수 비용 및 장애발생 요인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김진하 하나로텔레콤 기술본부 부사장은 “이번 기술개발을 계기로 내년도 전체 100M 서비스 커버리지를 FTTx 아파트 580만, HFC 지역 630만 등 총 1200만세대까지 확대해 100M급 서비스 커버리지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M급 HFC 서비스는 국사 내에 마스터(Master) 장비를 설치해 100M 이더넷(Ethernet) 신호를 변조해 HFC망에 전송하고 가입자 측에는 슬레이브(Slave) 장비를 설치하고 여기에 고객 LAN 카드를 UTP 케이블로 직접 연결해 이더넷 신호를 복조해 양방향 대칭의 100M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케이블모뎀이 필요 없다.


이번 하나로텔레콤이 선택한 기술은 현재 국제적인 표준이 마련중인 닥시스 3.0은 아니다. 닥시스 3.0은 100Mbps급을 제공하기 위해 케이블 사업자와 장비 업체들이 모여 기술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나로텔레콤의 이번 발표는 닥시스 3.0이 출시되기 전에 별도의 기술를 활용해 구축하기 때문에 기술 호환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하나로텔레콤은 "무작정 표준이 정해지길 기다리기 보다는 이미 개발된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라고 전하고 "하나로가 구축한 닥시스 2.0망은 닥시스 2.0B 장비로 일단 업그레이드 하게 될 것이다. 이 장비가 닥시스 3.0과 호환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 투자된 망 기술을 사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번 독자 기술과 닥시스 기술을 망에 적절히 접목시키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종합유선방송사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좋은 구경거리다. 종합유선방송사들은 광대역컨버전스 네트워크(BcN) 시범 서비스에서 100Mbps를 테스트하고 있어 구현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이들은 닥시스 3.0 기술 표준은 정해져 있지만 명확한 안이 확정되지 않고 있어 도입 시기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케이블망 기술을 테스트하고 인증하는 KLAB의 한 관계자는 "사업자들은 닥시스 3.0 이전 제품인 Pre-닥시스 3.0 제품을 도입해 100Mbps 속도를 제공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 장비 업체에게 닥시스 3.0과의 완벽한 호환을 보장하라고 하는데 장비 업체들이 이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비 업체 입장에서 호환성을 보장하는 내용의 서류에 사인을 했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에 발목이 잡힐 염려가 있기 때문에 말로는 닥시스 3.0과 호환에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도 서류에 사인은 안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미국 시장의 더딘 행보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100Mbps를 구축하기에는 여전히 투자비가 너무 많이 들고 기존에 투자된 케이블망을 이용해 최대한 이익을 내려는 상황에서 닥시스 3.0을 조기에 수용할 이유가 없는 것.


국내 종합유선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잘못 투자했다가 호환이 안되면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 좀더 시간을 두고 결정할 문제다. 칩이나 모뎀 가격들이 대폭 낮아져야 투자하기에도 유리한 상황이 아니겠느냐"는 입장을 전했다.


파워콤은 HFC망에 대한 연내 100Mbps로 업그레이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파워콤측은 관련 기술을 검토해 내년 상반기에나 적용 가능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국내 HFC망의 닥시스 2.0은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가 석권을 했다. 시스코도 닥시스 3.0 도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미국 케이블사업자들이 100Mbps망 구축을 서두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장비 공급업체인 시스코도 발빠르게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