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스톨만을 만나보니...인터뷰 후기

2006-11-20     황치규

리차드 스톨만은 지난 18일 강연회가 끝난 뒤 참석했던 몇몇 기자들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자는 지금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많은 인터뷰를 해보았는데, 아마도 스톨만과의 만남은 기자의 인터뷰 역사에 있어 한 페이지를 장식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스톨만과의 인터뷰는 형식이 없었습니다. 그는 강단 가장자리에 편하게 걸터앉았고 기자들도 그의 바로앞에 앉아 얘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인터뷰가 시작되기전 참석했던 기자들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하며 서로 의견을 교환했는데요. 어설픈 질문을 던졌다가는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스톨만의 화법이 매우 직설적인 것은 익히들어 알고 있었으니까요.



스톨만은 인터뷰 도중 양말을 벗고, 발가락에 무슨약 같은 것도 발랐는데요. 무좀약인 듯 보였으나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스톨만과의 인터뷰를 해본 결과 그는 자유SW의 가치에 매우 충실한 인물이었습니다. 원칙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않더군요. 리누스 토발즈 등 실용주의 노선의 오픈소스주의자들과도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DRM은 무조건 나쁜 것이었고, 사용자의 자유는 저작권자의 권리에 항상 우선한다는 것도 그가 가진 기본 철학입니다.



기자는 앞서 진행된 강연에서 들었던 GPLv3 관련 내용이 "잘 이해가 안된다"며 보충 설명을 요청했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GPLv3의 내용이 좀 복잡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두번째 던진 질문은 "
저작권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사용자는 그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돼도 해결할 방법이 별로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였는데, "풀뿌리 운동같은게 필요하지 않겠느냐"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스톨만이 강연과 인터뷰에서 사용한 한국말은 '자유'입니다. 프리(free)SW대신 자유SW라도 알아듣는다고 말해주더군요. '자유에 대한 그의 신념이 참 대단하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자는 자유SW에 대한 그의 생각에 100%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인 성향은 리누스 토발즈의 실용주의 노선에 가까운 편이지요.



그러나 스톨만의 생각 자체를 깍아내릴 생각은 없습니다. 사용자의 권리를 강조하는 그의 철학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요즘은 저작권에서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는 사용자의 공정사용 개념이 희석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스톨만의 직격탄이 종종 시원시원하게 들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