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사이드]'쿠키런: 킹덤' 중국 간다…'퍼블리셔'에 쏠리는 눈
2021-09-24 채성오
게임업계의 핫이슈를 보다 예리하게 짚어내겠습니다. 알기 어려운 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한 발 빠른 심층취재까지 한층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게임인사이드'를 통해 <블로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게임업계의 핫이슈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쿠키런: 킹덤'이 일본에 이어 중국 게임시장을 두드린다. 데브시스터즈는 중국 현지 업체와 '쿠키런: 킹덤'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계약금 규모나 퍼블리셔의 정체는 '계약상 비밀'을 들어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쿠키런'으로 중국 시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던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으로 현지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해외 진출 시동거는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은 지난 1월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모바일 수집형 RPG다. '쿠키런'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만큼 기존 쿠키런 캐릭터를 활용하면서도 수집형 RPG로 설계돼 캐주얼 게임부터 RPG 마니아까지 다양한 수요층을 확보한 바 있다. 쿠키런: 킹덤의 대흥행으로 데브시스터즈는 만년 '적자 기업'에서 탈출했다. 실제로 데브시스터즈는 2018년 매출 357억원, 영업손실 123억원, 당기순손실 184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년 째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등 기존 게임들이 대규모 업데이트 등을 통해 역주행하며 매출 상승을 견인했지만 마케팅 비용 등의 추가 지출로 인해 지난해 당기순손실만 59억원에 달했다.
이 달 들어 메이저 시장 진출을 예고한 데브시스터즈는 일본 시장을 새로운 서비스 지역으로 낙점했다. 이후 데브시스터즈가 북미와 유럽 등 메이저 시장에 순차 진출할 계획을 밝혔지만 중국은 예상 외의 선택지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데브시스터즈의 중국 시장 진출은 일본 내 반응과 현지 서비스를 시도한 경험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쿠키런: 킹덤은 일본 출시 4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1위에 오르며 흥행의 청신호를 켠 상황이다. 일본 캠페인 초반 공개된 광고 영상과 성우 관련 콘텐츠가 쿠키 캐릭터 및 게임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면서 인기 순위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데브시스터즈는 지역별 맞춤 공략을 통해 해외 진출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블로터>에 "쿠키런: 킹덤 해외 서비스의 경우 일본과 북미 지역은 데브시스터즈가 현지 법인 및 전담 인력을 통해 진행하는 직접적 활동"이라며 "유럽 지역의 경우 컴투스와 협업·제휴하는 형태로 진행하며 중국은 현지 업체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라 국가별로 양상이나 전략이 다르다"고 말했다.
'검은사막' 퍼블리셔가 '쿠키런: 킹덤'도?
현재 데브시스터즈는 계약상 비밀유지 조건 등으로 인해 중국 퍼블리싱 계약의 계약금 규모 및 퍼블리셔 등 주요 정보를 공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다만 게임업계에서는 데브시스터즈와 한 차례 파트너십을 맺었던 아이드림스카이를 유력한 퍼블리셔 후보로 보고 있다. 앞서 아이드림스카이는 지난 2013년 7월 데브시스터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쿠키런'의 중국 서비스 계약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아이드림스카이는 텐센트의 위챗 플랫폼을 통해 현지 서비스를 준비했지만 끝내 론칭에 실패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판호를 받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을 텐센트와 함께 공동 퍼블리싱하기로 결정하며 다시 한 번 국내 게임업계에 존재감을 알리기도 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에 이어 쿠키런: 킹덤까지 퍼블리싱을 맡을 경우 아이드림스카이의 중국 내 경쟁력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적인 소송전까지 치른 양사가 약 6년 여만에 '쿠키런: 킹덤'을 이유로 재결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아이드림스카이 대신 텐센트가 쿠키런: 킹덤 퍼블리싱 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당초 아이드림스카이의 현지 퍼블리싱이 결정됐던 검은사막 모바일에 텐센트가 공동 참여로 뛰어든 사례로 미뤄 짐작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것.
특히 텐센트가 아이드림스카이의 지분 18.59%를 확보한 2대 주주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최대주주인 천상위 아이드림스카이 이사회 의장(19.18%)과 텐센트의 지분 차이는 1%도 되지 않는다. '위챗', '모바일QQ', '텐센트 뉴스' 등 중국 게임 시장 내 주요 플랫폼을 보유한 텐센트의 영향력도 쿠키런: 킹덤 퍼블리셔로 거론되는 이유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쿠키런: 킹덤의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업체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단계"라며 "최대한 빠르게 판호를 발급받고 게임이 출시될 수 있도록 파트너사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