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알카텔-루슨트, 양춘경 사장이 이끈다
프랑스 통신장비 회사인 알카텔이 미국 루슨트 테크놀로지스를 합병해 '알카텔-루슨트(Alcatel-Lucent)'로 거듭났다. 이 회사는 초대 한국지사 대표에 양춘경(梁春京) 현(現) 한국 루슨트 사장을 임명했다.
양춘경 신임 사장은 "한국은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이며, 합병에 따른 성장 시너지 효과가 가장 많이 기대되는 시장 중 하나다. 루슨트와 알카텔이 각자 강점을 보여온 사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통합으로 새로 출범하는 회사는 진정한 의미의 '컨버전스 리더'로 새롭게 거듭날 것이다. 그 동안 양사가 장기적 관점에서 발전시켜온 주요 고객 및 협력사와의 파트너십, 국내 시장에서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 해외 장비 회사로는 가장 많은 통신 인프라를 공급해온 능력이 이러한 목표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78년 루슨트(당시 AT&T)에 입사한 양춘경 사장은 미국 루슨트 본사에서 데이터 및 광대역 통신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90년부터 94년까지 LG와의 합작사(전LG정보통신)에서 수석 부사장급 공동 대표이사직을 역임하며 영업 및 마케팅, 기술 이전을 총괄했으며, 97년 한국 루슨트 부사장에 임명되었다. 2000년 4월 한국 루슨트 사장 겸 COO로 승진해 2000년 11월부터 한국 루슨트 사장 겸 CEO로 일해왔다.
알카텔과 루슨트는 지난 4월 공식적으로 합병 의지를 발표했으며 9월 초, 양사 주주 총회의 승인을 받았다. 11월 17일 미연방 정부 산하 해외투자위원회(CFIUS)로부터 최종 승인을 얻고 11월말까지 통합 관련 모든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합병 이후, 새로운 회사의 본사는 프랑스 파리에 자리잡게 되며, 팻 루소(Pat Russo) 현 루슨트 회장이 CEO를 맡게 된다.
'한국알카텔-루슨트'의 초대 지사장이 임명된 만큼 국내 통신 장비 업계의 판도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분야 1위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코리와의 독주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직까지 한국알카텔의 라우터와 스위치 시장 점유율이 미비하지만 다른 경쟁사에 비해 기업 영속성이나 기술력과 자금력, 유럽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선전 등을 볼 때 두 회사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