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싸이월드는 커뮤니티 플랫폼"
SK커뮤니케이션즈가 야심차게 준비중인 '포스트 싸이월드' 서비스의 밑그림이 나왔다. 코드명 'C2'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는 폐쇄적 1인 커뮤니티 서비스인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개방형 1인 미디어 서비스'다.
서울 미근동 SK커뮤니케이션즈 회의실에서 C2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박지영(31) 그룹장을 만났다. 박지영 그룹장은 싸이월드의 차세대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서비스혁신그룹'의 지휘관이다. 싸이월드 초창기부터 참여해 8년여동안 한우물을 판, 싸이월드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박 그룹장의 설명에 따르면 C2는 크게 '홈'과 '마이베이스'란 두 가지 서비스로 나뉜다. '홈'은 콘텐츠가 모이는 핵심 공간이다. 이용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한다. 그 방식은 글이 될 수도 있고 동영상이나 사진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는 카페를 만들거나 e쇼핑몰을 꾸미고 싶어할 지도 모른다. 이런 욕구를 손쉽게 풀 수 있는 다양한 도구가 홈이란 하나의 공간에서 제공된다. 이용자는 이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선택해 쓰면 된다. '마이베이스'는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를 손쉽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거나 '1촌'과 공유할 수 있는 관리 서비스다.
흔히들 떠올리는 블로그와는 성격이 또 다르다. 블로그는 텍스트 중심으로 운영된다. 사진이나 동영상도 올릴 수 있지만, 모양새는 어디까지나 '게시판형'이다. C2는 이용자 입맛에 따라 게시판이 되기도 하고 개인 동영상 포털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e쇼핑몰로 변신하기도 한다. 자신을 외부에 드러내는 방법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지인들 사이의 폐쇄적 관계 중심의 '미니홈피'와 구별된다.
이용자는 레고 블럭을 조립하듯 원하는 기능만 모아 조립하면 자신만의 1인 미디어를 꾸밀 수 있다. '마이베이스'를 이용해 자신의 미디어를 관리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개인을 위한 '커뮤니티 플랫폼'인 셈이다.
C2는 기획 단계부터 '싸이월드 팩토리' 블로그(c2.cyworld.com/factory)를 통해 준비 과정이 공개되고 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곳을 통해 일부 서비스 내용을 미리 엿봤을 것이다. 하지만 박지영 그룹장의 입을 통해 들어본 C2의 실체는 이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생동감 넘친다.
1시간 30여분에 걸친 인터뷰 내용을 전부 읽기란 지루한 일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화중에 싸이월드의 서비스 철학과 지향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꽤나 눈에 띈다. 다소 정제되지 않았더라도 인터뷰 내용을 가급적 가감없이 소개한다.
▲ C2를 준비하게 된 배경은.
미니홈피는 가장 성공한 1인 미디어 서비스이지만 현재는 성숙 단계다. 처음 100만~200만 회원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와 1800만 회원이 이용하는 지금과는 환경이 많이 다르다. 타깃 고객도 처음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었지만 현재는 10대 초반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 그러다보니 미니홈피란 게 모든 이용자를 만족시키기 힘든 서비스가 됐다.
그러다보니 미니홈피의 아기자기하고 쉬운 기능보다 좀더 고급 기능을 원하는 이용자가 생겨났다. 하지만 미니홈피에서 이를 다 만족시켜줄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미니홈피는 그대로 발전시키되, 새로운 욕구를 가진 이용자들은 새 그릇에 수용해보자 해서 준비한 게 C2다.
▲ 구체적으로 미니홈피랑 어떻게 다르다는 얘긴가.
분해해서 살펴보니 공통요소를 여러번 개발하면서 할 필요 없겠다 싶었다. 지금은 게시판 하나를 개발하더라도 미니홈피용, 카페용, 타운용 이렇게 따로 개발하는 구조다. 우리는 강력한 기능의 게시판을 하나 만들고 이를 모듈화해 카페에도, 미니홈피에도, 블로그에도 들어갈 수 있는 유연한 플랫폼이다. 기존 커뮤니티 시장의 상품 재구성해서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이다.
우선은 레고블럭처럼 커뮤니티에 필요한 기능들을 모듈화해 개발하고, 이를 1인 미디어로 잘 쓸 수 있도록 종합선물세트로 만들어 이용자에게 줄 것이다. 내년께는 카페 모듈을 넣어 이를 카페로 쓸 수도 있고, 타운 모듈을 넣어 e쇼핑몰로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서비스 이름을 '홈'으로 지은 이유는.
인터넷을 이루는 기본은 홈페이지다. 기업 홈페이지든 포털이든, 개인 홈페이지든. 홈페이지 서비스를 총칭하는 이름을 주고 싶어 '홈'이라 했다. 미니홈피도 홈이란 컨셉트에서 출발했다. 우리는 좀더 확장성 있는 서비스니까, 미니홈피나 블로그보다는 홈이란 서비스로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생각에서 그렇게 정했다.
▲ 기존 미니홈피처럼 팝업 형태로 운영되나.
기본은 웹페이지 형태로 갈 예정이다. 다만 미니홈피에서 접속할 때는 팝업 형태로 뜨게 하는 등 유연성을 줄 생각이다. 지금의 미니홈피도 팝업 형태지만 고유한 주소가 있다. 외부에서 이런 식으로 주소로 바로 접속할 때는 웹페이지 형태로 뜨게 할 생각이다.
▲ 기존 미니홈피 데이터와도 연동되나.
그렇다. 서로 1촌을 맺거나 스크랩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홈'도 기본적으로 미니홈피랑 동등한 레벨이다. 최소한의 인터랙션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 미니홈피의 데이터를 통째로 들어 ‘홈’으로 옮길 수는 없나.
둘은 타깃 고객이 다르다. 미니홈피는 지인 네트워크 중심이지만, C2는 개방 지향적인 이용자가 주요 고객이다. 미니홈피는 지인 중심의 폐쇄적 네트워크로 발전하고, C2는 베타서비스 단계부터 콘텐츠를 유통하거나 자기를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내고픈 이용자를 겨냥해 꾸려갈 것이다. 미니홈피를 통째로 옮긴다기보다 미니홈피에서 부족함을 느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서비스라 보면 된다.
▲ 커뮤니티 플랫폼이라면, 싸이월드식 블로그 아닌가.
블로그는 아니다. 블로그는 콘텐츠 유통이 핵심이다. '홈' 서비스는 미니홈피 가치를 좀더 강화시킨 거라 보면 된다. 미니홈피는 개인의 다양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스킨을 꾸미고 미니룸에서 얘기도 하고 프로필에 사진 올리는 행위가 모두 개인 아이덴티티의 표현이다. ‘홈’은 나의 표현을 지원하는 여러 수단을 좀더 개방적이고 다양한 구조로 바꾼 것이다.
▲ 'C2' 프로젝트에는 기존 미니홈피의 업그레이드도 포함돼 있나.
그렇다. 이건 싸이월드의 구조개선도 포함돼 있다. 단순히 서비스를 하나 더 만드는 게 아니고, 싸이월드 자체의 기술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다. 예컨대 지금까지 미니홈피가 맥OS에서 호환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었는데, 이런 것까지 해결해주기 위한 프로젝트다. 오픈 지향적이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는 구조로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그래서 기존 싸이월드를 재해석한다는 측면에서 '싸이월드2'라 해서 'C2'라는 코드명을 썼다.
▲ '홈'과 '마이베이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홈은 자신을 프리젠테이션하는 영역이다. 1인 미디어, 쇼핑몰, 카페 등 커뮤니티 중심이다. 마이베이스는 개인화 서비스인데 싸이월드 어디서든 UCC를 작성하면 한 군데로 모아주는 곳이다. 이용자는 미니홈피나 광장, 클럽과 타운 등 싸이월드 곳곳을 돌아다니며 콘텐츠를 남기는데, 그걸 자동으로 한 군데로 모아주는 서비스는 현재 없다.
마이베이스는 개인들이 UCC를 계속 쌓아도 이것이 묻혀버리지 않고 순환해서 의미있는 것으로 남도록 하는 공간이다. 예컨대 웹을 돌아다니다 원하는 자료를 발견하면 스크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안 보게 된다. 나중에 필요할 때 찾기도 힘들다. 마이베이스는 우연에 의해서건 분류체계에 의해서건 계속 노출시켜 보여주고 리마인드시켜 과거의 UCC가 무의미한 게 아니라 사긴 지나도 유의미하게 하는 곳이다. UCC 창고이자 재활용 공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뷰어를 제공하고 검색 기능도 강화한다.
싸이월드의 경쟁력은 인적 네트워크다. 지금은 1촌의 소식이나 전화번호를 알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 들어가야 한다. 이를 한 번에 연결하는 방법이 검색 기능이다. 마이베이스 검색창에 ‘박지영’이라고 입력하면 내 1촌인 박지영의 전화번호부터 최근 일정이나 근황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다.
검색결과의 정확도도 높아질 것이다. 검색결과에서 1촌이나 지인의 UCC를 우선 보여주면 훨씬 신뢰도가 높을 거라고 생각한다. 길가다 듣는 정보와 친구에게 듣는 정보 가운데 어떤 걸 더 믿겠는가. 1촌을 통해 그 사람의 지인을 소개받을 수도 있다. 관계가 주는 신뢰를 정보에 적용해 신뢰가 있는 검색을 한번 해보고 싶다.
▲ 그렇지만 관계 중심으로 검색하다가는 원하는 정보를 찾지 못할 수도 있을 텐데.
그래서 검색결과의 최하위에 웹검색을 넣는다. 네이트가 개발한 검색엔진은 결국 웹검색이다. 관계기반 검색에서 정보가 없더라도 어떻게든 결과를 찾아주겠다는 거다. 1촌내 신뢰검색이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1인 미디어에서의 검색이란 게 어떤 건지 고민하다가 '이렇게 사람들이 검색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거다. 일단 베타서비스 기간동안 테스트해보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결국은 '개인화 검색이란 게 무엇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다.
▲ 언뜻 들으면 네이버의 '지식iN'을 떠올리게 한다.
맞다.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지식iN의 모델도 도입하려 한다. 그렇지만 지식iN처럼 문답방식의 검색모델은 안 가져간다. 싸이월드의 지인중심 네트워크는 전세계 찾을 수 없는 강점 있는 거다. 싸이월드 초창기의 개인자원관리(PRP)가 이와 비슷한 시도다. 정보는 결국 가까운 사람에서 얻는 게 신뢰도가 높다는 원칙에 기반한다. 싸이월드 초기에는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안됐지만 이제는 가능해졌다. 신뢰도 기반 검색 환경이 갖춰졌다는 얘기다.
▲ 언제쯤 C2 서비스를 구경할 수 있나.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대략 올해 연말께 베타서비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식서비스는 내년초로 생각하고 있다.
▲ '홈'에 올리는 콘텐츠에 제한은 없나.
미니홈피에는 사진첩과 게시판이 따로 존재한다. ‘홈’에서는 게시판이나 사진첩이나 똑같은 것이라 보고, 사진첩에서 목록형 게시판으로 바뀔 수도 있고 블로그로 바뀔 수도 있도록 한다. 이번에 나온 ‘제로보드5’랑 비슷한데, 훨씬 쉽고 초보자도 사용하기 쉬운 모듈이라 보면 된다. 게시판은 하나로 통합해 막강하게 만들고 뷰타입만 바뀌도록 하는 것이다. 이 C2보드가 '홈' 서비스의 핵심이다.
'홈'에는 템플릿이 있고 모듈이 있다. 게시판도 하나의 모듈이다. 달력, 일정, 날씨, 앨범 등등 다양한 모듈이 가능하다. 만약 누군가 홈 메인을 게시판이 아니라 개인앨범으로 하고 싶다면 그것도 모듈로 가능하게 하는 식이다. 모든 모듈은 공개 API 기반이다.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초보자도 손쉽게 모듈을 변형해 나만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다만 초보자가 이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쓰기는 힘드니, 기본적인 기능을 주고 손쉽게 추가하도록 할 생각이다.
▲ 그렇다면 수익은 어디서 얻나. 미니홈피처럼 도토리가 적용되나.
▲ 모듈에 적용한 기술은 무엇인가.
▲ 준비 과정에서 힘든 점은.
아무래도 미니홈피가 워낙 성공한 서비스다보니, C2가 미니홈피만큼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있다. 사람들의 기대수준이 굉장히 높다. 이들의 기대수준에 부응할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성, 그걸 극복하는 게 제일 힘든 것 같다. 혁신 과정에서의 두려움을 뛰어넘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다.
▲ 팀원은 몇 명인가.
현재 20명 정도 있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걸 만드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 '이글루스' 서비스가 회사에 편입됐다. 내부 경쟁이 되지 않을까.
겹치는 부분도 있다. 거의 모든 1인 미디어 서비스가 사실은 그렇게 보면 다 중복이다. 미니홈피도 블로그도 이용자의 욕구는 비슷하다. 1인 미디어에 대한 욕구는 인터넷의 기본 요소인 것 같다. 내가 개인 홈페이지를 10년 이상 운영하면서 느낀 게, 이건 정말 매일 먹는 밥처럼 필수요소구나 라는 거다. 매일 e메일을 주고받듯이 커뮤니케이션 욕구는 영원불변한 거다. 결국은 서로 다른 욕구를 지닌 사람들이 골라 쓰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주는 게 옳다. 이글루스의 문화가 좋으면 이글루스를 쓰는 거고, '홈' 서비스가 좋은 사람은 그걸 쓰도록 하는 게 우리 일이다.
▲ 기획단계부터 진행 과정을 블로그로 공개하는데, 정보노출 위험은 없나.
▲ 준비는 언제부터 했나.
구상은 지난해부터 했다. 실질적으로 프로젝트화한 건 올해 3월부터다.
▲ 고객의 요구 중 실제로 반영된 게 있나.
고객이 올린 제안사항이나 컨셉트를 보면 대개 우리가 기획단계부터 반영했던 것들이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기획단계에서 생각했던 고객의 욕구들이 맞았다는 걸 확인시켜준 셈이다. 한편으로 안심되더라. 또 아직은 서비스가 구체화된 게 아니라서 고객의 요구사항도 다소 추상적이다. 베타서비스 오픈할 때 이들 고객을 중심으로 다시 요구사항을 받아 반영할 것이다.
▲ 그럼 베타서비스는 비공개로 이뤄지는 것인가.
그렇다. 싸이월드 팩토리 블로그에 들어와 팩토리에 참여신청을 하면 가입된다. 베타서비스를 시작할 때 이들을 모두 초대할 거다. 일반 방문객은 ‘홈’ 서비스를 볼 수 있되, 서비스 가입과 운영은 초반에 제한해 소수 베타테스터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작업을 할 생각이다.
▲ 최근 싸이월드 미국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의 '마이스페이스'와 많이들 비교한다.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지난해 여름께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마이스페이스가 지금처럼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데 마이스페이스가 급성장하면서,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미국사람들이 1인 미디어에 관심이 있을까 의심했던 게 확신으로 바뀌었다. 마이스페이스의 형태를 보면 싸이월드 전신인 홈피와 너무 비슷하다. 아, 이게 분명히 니즈가 있구나. 그렇다면 마이스페이스 다음은 미니홈피다 생각했다. 왜냐. 싸이도 그렇게 진화했으니까. 우리가 늦게 시작한 게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지난해에 오픈했다면 사람들이 '싸이월드가 뭐야' 이렇게 생각했을 거다. 지금은 미국 사람들도 '마이스페이스의 비주얼하고 확장된 서비스구나'라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모호한 불안감이 있었다. 처음엔 팝업 스타일도 굉장히 반대 많이 했다. 하지만 우리는 조그만 홈페이지로 성공한 것이니, 이 핵심 가치를 버리지 말고 스타일을 현지에 맞게 바꿔주면 되지 않겠냐 해서 6개월 정도 현지화 작업을 했다. 그게 지금 나온 미국 싸이월드다. 싸이월드의 핵심 가치를 살리면서 미국사람에게 익숙한 UI를 가져갔다. 일례로 미니미 디자인은 현지 스타일에 맞게 모두 바꿨다.
▲ 싸이월드에 몸담게 된 계기는.
시작은 1999년이었는데, 처음에는 UI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학창시절부터 홈페이지 만드는 걸 좋아해서 개인 홈페이지를 직접 운영하면서 취미로 기획도 하고 디자인도 했다. 당시는 인터넷 초창기라 개인 홈페이지를 만드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우연찮게 프리랜서로 홈페이지 만드는 일을 했다. 그러다 싸이월드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해 입사했다.
당시는 기획이란 직군 자체가 위상이 별로 높지 않았다. 또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도 사실 잘 몰랐다. 그래서 처음부터 기획을 선택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게 기획이란 걸 알게 됐다. 어쨌든 나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일을 시작했으니까, 그 때 처음 기획한 게 ‘미니룸’이었다. 그게 햇수로 8년째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8년동안 한 가지 일을 했는데, 지겹지 않나.
남들은 그렇게들 물어보시는데, 사실 나는 8년동안 일했지만 똑같은 일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매번 새로운 일이 생기고 상황이 변한다. 중간에 합병하면서 회사도 두 군데를 경험했고 일도 계속 바뀌었다. 늘 재미있다. 지금도 C2 이후의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하고 준비중이다.
▲ C2가 정식서비스도 안 했는데 벌써 다른 걸 구상하고 있단 얘긴가.
그게 서비스혁신그룹의 일 아닌가. 계속 혁신하는 거.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