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야놀자리서치', 야놀자를 위한 것 아니다? [현장+]

2023-03-16     유다정 기자

야놀자가 '야놀자리서치' 통해 한국 관광산업의 디지털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DX)과 글로벌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16일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여행산업 연구를 위한 국내 최초의 민간 연구센터 야놀자리서치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배보찬 야놀자 대표. (사진=블로터)


야놀자리서치는 야놀자와 미국 퍼듀대학교 CHRIBA(Center for Hospitality & Retail Industries Business Analytics), 경희대학교 H&T애널리틱스센터와의 삼각 협력 체제로 만들어졌다. 비전문적이고 신뢰도 낮은 지표들이 무성한 여행 산업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목표다. 현재 장수청 퍼듀대 교수를 필두로 소수의 석박사 연구원을 채용해 연구를 시작했다.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이날 팬데믹 상황에서도 야놀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했으나, 자체 연구로만은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2019년 1335억원이었던 야놀자 매출은 2020년 1920억원, 2021년 3748억원, 2022년 3분기 기준 4464억원으로 지속 증가 추세다.

야놀자는 자체 애플리케이션 및 웹을 통해 국내외 숙박·여가 상품을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다. 온라인 판매채널 제공 뿐 아니라 마케팅 대행 서비스 및 운영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해 상품 공급자들의 수익성 개선도 돕고 있다.

특히 인터파크 인수를 통해 투어(항공, 패키지여행 등) 및 엔터테인먼트(공연, 스포츠, 전시 등) 등 여가 활동으로도 분야를 확장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레저와 같은 비숙박 카테고리 또한 모든 메이저 판매채널(약 30개)과 시스템이 모두 연동됐으며, 각 채널의 데이터를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관리가 가능한 상태다.

IT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음을 체감했으나, 배보찬 대표는 이제 "글로벌 관광 산업의 트렌드를 캐치하고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제안해줄 수 있는, 우리 여행 산업의 체력을 키워 달려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코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국내 관광산업의 경제 기여도가 작다는 점을 지적했다. 2021년 G20 국가별 여행관광산업 GDP(국내총생산)기여도 조사에 따르면, 멕시코가 13.1%로 1위였으며 일본이 16위(4.2%), 그리고 한국은 19위(2.7%)로 꼴찌를 겨우 면했다.

배보찬 대표는 관광 산업을 미래를 개척할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 GDP 기여도를 3~4%로 올릴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자동차 230만 대를 수출하는 것과 비견되는 수치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 (사진=블로터)


다만 야놀자리서치는 '특정 회사를 위한 연구를 계획을 갖고 있지 않는 민간 연구 단체'임을 강조했다. 야놀자의 부설 연구소가 아닌 대한민국 관광 산업을 글로벌화하는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연구 데이터와 정보도 여행·관광기업, 국내외 연구원, 국제기구, 중앙 및 지방정부, 학계에 무상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야놀자리서치는 국내 여행 플랫폼의 20% 정도를 점유한 야놀자 및 자회사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여행 산업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이를 학계 및 업계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오픈 리서치 시스템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초대 원장은 "글로벌 탑4 플랫폼이 시장을 97% 점유하고, 3%만을 나머지 회사들이 가져가는 수준"이라며 "외국 관광객이 한국 플랫폼에서 외국 카드를 이용하기가 어렵고, 우리나라 도시대부분 영어 서비스를 아예 제공하고 있지도 않고 있다. 대한민국 관광 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DX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야놀자리서치는 여행 계획부터 △교통 △숙박 △외식 △엔터테인먼트 및 문화, 그리고 여행 이후의 경험을 나누는 단계까지 여행 과정 전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아울러 여행산업 지표를 개발 및 분기별 동향 리포트 발행, 정기 세미나 등 지식 네트워크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장수청 원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당부했다. 장 원장은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만들어 줘야 한다"며 "일본의 경우 2008년 관광청을 만들어 지자체들과 함께 관광 산업 부흥에 힘쓰고 있다. 기본적으로 '산업 진흥'을 기조로 컨트롤타워가 되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 또한 국정과제로 관광산업 규모를 2019년 108조원에서 2027년 180조원까지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국인 관광객 수 역시 2019년 1750만명에서 2027년 30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