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콘텐츠가 공짜?
초고속인터넷 통신사들이 가입자 확보와 유지를 위해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KT메가패스는 이용기간 3년이 된 고객들에게 VIP존을 마련해 교육,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짜로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나포스닷컴을 운영하는 하나로드림이 초고속 하나포스 고객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콘텐츠 무료 서비스인 '모키(http://mokey.hanafos.com)'를 오픈했다.
이 서비스는 어떤 휴대폰을 사용하던 상관없이 배경화면을 무료로 바꿀 수 있다. 하나로드림은 10% 정도의 이동통신사 매출을 차지하는 무선 인터넷 통화 요금 시장을 뒤흔들 신개념 모바일 서비스라고 강조한다.
배경화면 다운로드 서비스를 금액 가치로 환산해 보면, 콘텐츠 요금만 해도 1개 당 SK텔레콤과 KTF는 300원~500원, LGT는 200원~450원의 결제가 필요하고, 이것을 다운로드 받기 위한 패킷 요금도 별도로 1MB 당 1,3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모키를 이용해서 배경화면을 다운받는 고객은 건 당 1,5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사용자는 모키 서비스에 접속해서 자신의 휴대폰 기종을 등록한 후 USB 케이블로 PC와 휴대폰을 연결해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 다운로드 받기만 하면 된다.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휴대폰 내 저장 위치를 알려줘 간편하게 열람하고 설정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모바일 서비스는 이동통신사들의 힘의 균형 때문에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와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었다. 이동통신사들이 콘텐츠 프로바이더들의 생명줄을 쥐고 있기 때문에 이동통신사가 원치않는 서비스 제공은 쉽지 않았다. 팬택앤큐리텔은 iSky 사이트를 통해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구매한 콘텐츠를 USB 케이블을 통해 휴대폰으로 제공할 수는 없다. 이통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 삼성전자는 팬택앤큐리텔보다는 나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애니콜랜드 사업을 강화하면서 콘텐츠 판매에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USB 케이블을 통해 구매한 콘텐츠를 컴퓨터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하나로드림이 출시한 이번 서비스는 무료 서비스라는 점에서 관련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모델이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 서비스가 일반 대중들을 겨냥한 무료 서비스라면 이동통신사의 무선 데이터 통신 시장이 없어지는 메가톤급 소식이지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 국한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쟁 포털이나 초고속인터넷 경쟁 업체들이 모델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기가 쉽지 않다. KT는 KTF라는 자회사가 있고, LG파워콤도 LG텔레콤이라는 관계 회사가 존재한다. 무선 음성 통화 시장도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막 개화되고 있는 무선데이터 시장을 죽일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다. 하나로입장에서는 이동통신 관계회사가 없기 때문에 서비스 출시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
하나로드림에게도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제공되는 콘텐츠는 휴대폰 배경화면이 전부다. 하나로드림은 향후 연재 만화, 벨소리, 동영상 등으로 세를 확장해 갈 예정이긴 하지만 사용자에겐 무료로 제공할 유료 콘텐츠의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 이와 관련해 하나로드림의 한 관계자는 블로터닷넷과 인터뷰에서 "사용자가 만든 콘텐츠도 공유할 수 있도록 모바일 UCC 플랫폼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하고 "광고 모델 등을 포함해 다각도의 비즈니스 모델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은 10월 말 기준으로 360만 5173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25.9%를 차지한다. 4000만 가입자 중 360만명은 9% 정도다. 9%의 인원 중 모두가 관련 서비스를 받지는 않는다고 볼 때 좀더 개방화된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고는 혁신적이었지만 자사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만 제공할 수밖에 없는 현실. 이 큰 파장을 낳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하나로텔레콤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