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죽음, 휴대전화만 터졌다면...

2006-12-10     ksw1419
먼저, 오레곤주의 험한 산악도로에서 안타깝게 삶을 마감한 제임스 김의 명복을 빕니다.



이미 외신을 타고 국내에도 소식이 전해진 것처럼 제임스 김의 비극적 죽음의 원인은 누군가 겨울이면 통제되는 산악도로의 잠금장치를 고의적으로 훼손, 김씨가 진입하지 말아야 할 길로 진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고의적인 도로폐쇄장치의 훼손만 없었더라도 김씨의 비극은 없었을 것으로 생각되니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사실, 이번 사건 소식을 접하면서 가졌던 개인적인 가장 큰 의문은 "아무리 지름길이라 해도 왜 김씨가 그렇게 위험한 길을 택했을까"하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는 계절 및 기상상태와 상관없이 산길을 달린다는 것이 때로는 꽤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제임스 김이 근무하던 CNET은 그의 추모 기사를 싣고 명복을 빌었다.
 



우선, 차량의 통행이 드문 곳이 많아 때로 길게는 30분도 넘게 다른 차와 한대도 만나지 못한 채 혼자 산길을 달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더욱이 미국은 예전에 국내 어느 전자회사가 광고한 것처럼 산악지형에서도 휴대전화가 잘 터지는 우리나라와 달리 웬만한 산악지대에서는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산악 도로를, 그것도 눈 내리는 밤에 여행할때 휴대전화에 '서비스 지역 아님'이라는 메시지가 나오면 왠지 어딘가에 고립된 것 같은 두려운 기분이 드는 건 겪어 본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갑자기 자동차가 여기서 멈추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까'하는 불길한 생각이 때로 엄습하기 때문이다.



이번 김씨 사건을 보도한 뉴스만으로는 김씨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는지 아닌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의 직업이 CNET의 수석 편집위원이었고 정보기술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미루어 볼때 휴대전화는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설령 그렇다 할지라도 이미 언급한대로 미국의 산악지대에서는 먹통이 되서 구조요청을 하지 못했을 확률이 매우 높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만약, 그의 휴대전화에 위치추적장치가 탑재되어 있었더라면 상황은 어땠을까? 최근 미국에서도 긴급구조 및 테러방지 등 범죄예방의 일환으로 휴대전화는 물론 자동차에도 위치추적장치를 탑재토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휴대전화와 자동차 등에 위치추적장치를 탑재하는 일은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 및 사생활 침해라는 부정적 요소도 많아 신중하게 고려해야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같은 사건 소식을 접할 때는 나도 모르게 "위치추적장치만 있었더라도 아까운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한편,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겨울 산악지형에서 고립되었을 때는 절대로 차량 등 은신처를 떠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간은 음식이 없어도 약 30일, 물이 없어도 약 3일을 버틸 수 있지만, 기온이 떨어진 산 길을 헤매는 것은 3시간을 넘기기 어렵기 때문이란다. 특히, 방향감각을 상실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곧바로 나아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같은 자리를 맴돌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끝내 안타까운 소식으로 마감된 이번 김씨 사건이 효과적인 인명구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논의로 이어져 앞으로 인명피해를 최소화 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길을 떠나기 전에 여행중 어떻게 비상통신수단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꼭 필요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