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포토2.0', 올라로그

2006-12-13     이희욱

지난 12월12일 12시12분, 올라로그가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미리 신청한 2278명의 이용자에게만 제공되는 '프리베타' 서비스다. 꽤 오랜 준비기간을 거쳤는데, 이제야 모습을 드러내나보다. 



올라로그는 디지털로 저장되는 개인의 인생 기록들을 담고, 관리하고, 공유하는 공간이다. 미니홈피나 메타블로그와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를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곧 나올 싸이월드 'C2'나 한글과컴퓨터의 '크레팟'이 스쳐지나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올라로그는 좀 다른 서비스다.

▲ 올라로그


올라로그는 한마디로 '태그 기반의 지능형 사진관리 서비스'다. 사진 속 메타데이터와 이용자가 입력한 '태그'를 기반으로 사진을 개인 기호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분류·관리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대부분 이용자들은 디지털 사진을 날짜나 주제별로 폴더를 만들어 관리한다. 지난 사진을 찾으려면 폴더를 일일이 뒤져야 한다. 윈도의 파일검색 기능을 이용해도 되지만, 'DCS1020.jpg'처럼 암호같은 파일명 속에서 원하는 사진을 찾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다. 그렇다고 많은 사진에 일일이 한글로 긴 파일명을 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올라로그는 이 점에 착안했다. 수많은 사진을 단순히 폴더나 파일명으로 관리하는 게 아니라, 사진속에 정형화된 정보와 비정형화된 태그를 집어넣어 특정 조건에 맞는 사진을 손쉽게 찾자는 게 올라로그의 출발점이었다. 이를테면 '2003년 가을, 명동에서 김철수와 자장면을 먹으면서 찍은 사진'도 한번에 찾아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라로그는 서비스 계획이 알려질 당시부터 차세대 '포토2.0'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른바 '얼굴인식' 기능이다. 올라로그를 내려받아 실행면 자동으로 PC속 사진들의 메타데이터를 읽어들여 날짜별로 정렬한다. 이 때 올라로그는 날짜별 사진 속 인물의 얼굴을 분석해 이들 얼굴만 자동으로 분리해낸다. 이렇게 분리된 인물들의 이름을 입력해두면 나중에 특정 인물의 사진만 찾을 때 꽤 유용하게 쓰인다. 



각 에피소드에는 이름 외에도 '어디'(장소), '무엇'(대상) 등의 기본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맛있는 자장면집에서 장난삼아 한컷' 같은 구체적인 사진설명은 사진을 클릭했을 때 뜨는 풍선창에 자유롭게 입력하면 된다. 



이렇게 주입된 다양한 정보들은 원하는 사진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고자 할 때 길라잡이가 된다. 예컨대 '2003년 가을, 명동에서 김철수와 자장면을 먹으면서 찍은 사진'을 검색하면 사진 속 정보 가운데 '2003', '가을', '명동', '김철수', '자장면'이 들어간 사진들만 골라내 정확도가 높은 순으로 보여주는 식이다. 



자신만의 '에피소드'로 사진을 관리하는 기능도 돋보인다. 예컨대 남들처럼 날짜순으로 사진을 관리하는 대신, '결혼기념일'을 하나의 에피소드로 묶으면 어떨까. 세월이 흐른 뒤 신혼부터 황혼까지 지나왔던 결혼기념일의 추억들을 한눈에 보는 것을 상상해보라. 굳이 에피소드로 묶지 않아도 '결혼기념일' 태그만 붙여두면 한번에 옛날 사진까지 끄집어내 볼 수 있다. 태그 기반 사진검색 서비스의 강점이다. 



올라로그로 불러들인 사진들은 웹사이트의 '마이홈'으로 올리거나 '파티'를 만들어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해도 된다. 사진을 더블클릭하면 색상이나 채도를 바꾸거나 일부분을 자르는 등 간단한 편집작업도 할 수 있다. 



올라로그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이용자는 사진을 처음 등록할 때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꼼꼼히 채워둬야 한다. 당장은 번거로운 일 같지만, 처음 한 번만 등록해두면 두고두고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올라로그는 이제 막 세상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은 고치고 손봐야 할 곳도 많아 보인다. 개인 프로필 사진이 잘 안올라가기도 하고, 등록한 정보를 지우거나 고칠 때도 한참을 버벅거린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될 때까지 다듬고 손질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는 건 운영진의 몫이다.



▲ 올라로그


▲올라로그를 내려받아 실행하면 사진을 읽어들여 날짜별로 '에피소드'를 생성한다. 각 에피소드마다 장소와 내용 등을 태그로 입력할 수 있다. 사진을 분석해 인물 얼굴을 자동 추출하는 기능도 돋보인다.



▲ 올라로그


▲추출해낸 인물의 이름을 입력해두면 검색할 때 요긴하다. 잘못 추출된 얼굴은 화면 오른쪽 '보관함'에 버리면 된다.



▲ 올라로그


▲사진을 클릭해 나타나는 풍선창에 사진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 올라로그


▲'마이홈'에 업로드한 화면. RSS 피드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