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의 '사회공헌', 현 주소는?

2023-05-24     정병연 기자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사회공헌은 현재 '사회적 약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진=카카오)

김 센터장은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며 2021년 사회공헌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를 설립했다. 이후 2022년 3월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내는 혁신 조직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사회적 생태계를 만든다는 목표로 '임팩트 그라운드' 사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 중이다.

브라이언임팩트는 최근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와 함께하는 '브라보비버' 프로젝트를 통해 경기도· 인천·대구에서 총 164명의 발달장애인을 고용했다. 브라보비버는 지방 발달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된 회사다. 직접 고용이 아니라 기업의 투자를 받아 장애인 표준 사업장을 조성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지분투자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브라보비버에 투자한 기업은 지분 비율에 따라 장애인 고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

지방의 발달장애인은 서울의 발달장애인에 비해 민간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어렵다. 재단에 의하면 발달장애인의 민간기업 고용률은 서울이 약 30%인 반면 지방은 약 6%에 그친다. 지방에는 장애인 고용 의무를 갖는 대기업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일자리도 적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근로자 50명 이상을 둔 기업은 전체의 3.1%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브라보비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장애인 직접 고용이 어려운 기업이라도 고용 의무를 지킬 수 있고 지방의 장애인은 거주지 인근인데다 장애인 근로자를 위한 각종 시설이 갖춰진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재단의 설명이다.

브라보비버를 기획·운영하는 베어베터는 '중증장애인 고용 확산'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 김 센터장은 베어베터 창업 초기부터 개인적으로 지원을 이어왔다. 이번에도 브라보비버를 비롯한 중증장애인 고용 확대 프로젝트에 개인재산 100억원을 기부했다. 브라이언임팩트는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브라보비버의 설비 비용, IT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비용, 브랜드 디자인 비용 등을 지원했다.

현재 김 센터장은 재단의 사업별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지난해 7월 기부한 200억원 상당의 카카오 주식은 올해 2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처분됐다. 재단이 공시한 처분 목적은 '공익법인 목적사업 및 운영을 위한 자금'이다. 브라이언임팩트 관계자는 "(해당) 기부 금액은 임팩트 그라운드 사업 등으로 소진됐다"고 말했다.

현재 임팩트 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선정된 1기와 12월 선정된 2기까지 총 21개 단체에 226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청년 △여성 △장애인 △로컬 △난민 △환경 등 주변부에 속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단체가 많다. 특히 △각 단체에 대한 소개 △문제 정의와 문제 해결 프레임워크 △미래 비전 등을 상세하게 담은 '미래비전계획서'를 공개하는 게 특징이다. 각 단체의 노하우가 사업의 우수 사례로서 사회혁신 생태계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브라이언임팩트의 또 다른 사업인 펠로우십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찾아볼 수 있다. 임팩트 그라운드가 단체에 대한 지원이라면 펠로우십은 개인에 대한 지원이다. 추천을 기반으로 후보자를 모집해 별도 위원회에서 지원 대상을 선정한 뒤 월 300만원씩 2년간 지원한다. 현재 총 39명이 펠로우십을 통해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제각기 △아동청소년 △청년 △여성 △장애인 △로컬 △이주민 △농촌 △유기동물 △성소수자 △환경 등을 주제로 내세운다.

이밖에도 재단은 다양한 파트너 단체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승섭 서울대 교수 연구팀의 중증장애인과 가족 연구 지원 △다음세대재단의 비영리 스타트업 역량평가지표 연구 및 비영리 스타트업 육성 지원 △푸른나무재단과 디지털 시민 교육 플랫폼 '사이좋은 디지털 프렌즈' 개설 △루트임팩트와 비영리조직 공동채용 프로그램 ‘임팩트커리어NPO’ 후원 등이 있다.

브라이언임팩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중증장애인 고용 문제 해결은 물론 첨단 과학기술 지원과 미래 산업 육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해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모색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