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투자파일] 아주IB투자, '5000억 펀드' 부담…"GP 자금용 EB 발행"
아주IB투자가 올해 대형 펀드를 잇따라 결성하며 운용자금 부담이 커지자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신규 펀드 구성에 따른 위탁운용사(GP)의 출자 의무로 절대금액 기준의 부담이 커진 데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주IB투자는 66억5000만원 규모의 보통주 253만5098주(전체 발행주식의 2.09%)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인피니티투자자문, 에이스투자금융, 인피니티글로벌자산운용을 대상으로 18회차 사모 방식의 EB 66억5000만원어치(약 2.09%)를 발행하기로 했다. 표면이자율은 1.0%, 만기이자율은 3.0%, 교환가액은 2625원이다. 교환청구 기간은 9월19일부터 2028년 7월19일까지다.
아주IB투자가 메자닌 발행에 나선 것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올해 EB를 발행한 배경에는 대규모 펀드 결성이 있다. GP가 펀드를 만들면 전체 운용자산의 약 1%를 자기자본으로 출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주IB투자는 올 6월 ‘IBK혁신-아주 좋은 벤처펀드 3.0’을 1820억원 규모로 1차 결성한 뒤 이달 250억원을 증액해 2070억원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3200억원 규모의 ‘아주 좋은 PEF 4호’도 구성하고 있다. 올해에만 신규 결성 펀드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서는 셈이다. 여기에다 기존에 운용해온 펀드에도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뤄지며 GP 출자금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
아주IB투자 관계자는 “GP 지분율 자체가 높아진 것은 아니지만 펀드 규모가 커지면 절대금액 기준의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원활한 자금운용과 펀드 안정성을 위해 EB 발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한책임출자자(LP) 입장에서는 GP의 자금여력이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펀드 운용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번 조달은 장기적 운용 기반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B 발행은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이자율과 유연한 상환·교환 조건을 갖췄으며 유상증자와 달리 즉각적인 지분희석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이번 EB는 회사가 이미 보유한 자기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활용해 신규 발행 부담 없이 자금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주IB투자의 EB 발행은 2018년 코스닥 상장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20년 11월에도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인피니티투자자문, 에이스투자금융 등에 17회차 EB를 발행해 약 50억원을 조달했다. 인피니티투자자문과 에이스투자금융은 아주IB투자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그동안 신뢰관계를 구축해온 만큼 이번 EB 발행에도 참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