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통당국, 테슬라 차량 290만대에 자율주행 조사 착수…"교통법규 위반"
미국 교통당국이 테슬라의 주행보조 소프트웨어인 완전자율주행(FSD)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 조사 대상은 약 290만대다.
9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FSD가 작동하는 상태에서 운행되는 테슬라 전기자동차가 안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어 예비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FSD 감독형과 베타버전이 탑재된 288만대로 미국에 등록된 테슬라 차량 대부분이다.
NHTSA는 테슬라 운전자들로부터 접수한 44건의 사례에서 FSD가 작동 중 신호위반, 맞은편 차선 진입 등 기타 교통법규를 위반해 충돌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부 사고에서는 부상자도 나왔다.
NHTSA는 이번 조사에서 FSD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사전 경고를 했는지, 운전자가 안전하게 개입할 시간이 충분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밖에 FSD의 교통신호 인식, 표시, 대응 능력과 차선 표시 및 역주행 표지판 인식 및 대응 능력 등도 평가한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시스템 점검에 그칠 수 있지만 안전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명될 경우 대규모 리콜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NHTSA가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자동차 제조사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자체 조사에 나설 수도 있다. 이 과정은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테슬라는 조사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FSD는 실내 카메라와 운전대 터치 등으로 작동 중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2023년 테슬라는 FSD보다 낮은 수준의 운전자 보조기술인 오토파일럿 오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약 200만대의 차량을 리콜한 적이 있다. 테슬라는 그동안 대부분의 리콜을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진행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수년간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기존 테슬라 전기차를 수익 창출이 가능한 로보택시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해왔지만 이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이후 테슬라는 로보택시 전환을 위해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새로운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도 필요하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