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C, 코스맥스 대량 매집... K뷰티 ODM '주목'

2025-10-13     박재형 기자
코스맥스 평택2공장 전경 /사진 제공=코스맥스 

화장품을 직접 개발하고 만드는 국내 ODM 업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1위 코스맥스의 주요주주로 싱가포르투자청(GIC)이 합류하는가 하면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색조전문 업체 씨앤씨인터내셔널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기로 했다. 대형 인디 브랜드의 활약과 해외 시장 규제 강화에 따른 ODM 업체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IC는 지난달 18~30일 11일에 걸쳐 코스맥스 주식 15만513주(1.327%)를 장내매수했다. 약 340억원 규모로 이에 따라 GIC의 지분율은 5.01%에서 6.33%로 높아졌다. GIC는 앞서 같은 달 16~17일 56만8084주를 사들이며 지분 5.01%를 확보해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27.23%)와 국민연금공단(13.29%)에 이어 코스맥스의 3대주주에 올랐다.

식음료(F&B)를 주력으로 하는 신세계푸드도 코스메틱으로 사업다각화를 모색한다. 회사는 이달 15일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뷰티시너지2025사모투자 합자회사에 500억원을 출자해 지분 36.90%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최근 공시했다. 이 회사는 씨앤씨인터내셔널 지분 41.22%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신세계푸드는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한다.

이외에도 국민연금이 7월부터 석 달간 국내 ODM 업계 3위인 코스메카코리아 주식 10만9717주를 추가 취득하며 지분율을 10.9%에서 11.93%로 끌어올렸다.

코스맥스와 씨앤씨인터내셔널은 모두 화장품 ODM 전문기업이다. 각각 매출의 90%, 100%를 ODM 방식으로 올리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 역시 이 부문을 주력으로 삼는다. ODM은 자체 개발한 제품을 고객사에 제안해 수주한 뒤 완제품 형태로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과 달리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참여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노하우를 구축하기에 유리하고, 시장 지배력과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의 성장은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한다. 지난해 2조클럽에 가입한 코스맥스의 올해 상반기 연결매출은 1조2121억원, 영업이익은 1122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12.4%, 2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메카코리아의 성장률은 4.0%, 10.9%에 달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씨앤씨인터내셔널도 고유의 색조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군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ODM 업체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이유는 글로벌 규제 정책과도 관련이 깊다. 북미, 유럽연합(EU), 중국에서 원료안전성 평가 기준과 신고절차 등이 잇따라 강화되면서 브랜드사가 단독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에서 일반의약품(OTC)으로 분류되는 자외선차단제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받으려면 전 생산과정을 문서화하고 실사까지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ODM사가 이러한 밸류체인을 대신 맡으면서 브랜드의 의존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구조다.

뷰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열풍을 불러일으킨 온라인 기반의 인디 브랜드는 제조시설이나 노하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원료 관리 및 신고절차상 제약이 많다”며 “ODM 업체는 이러한 규제에 대한 검토와 대응책이 마련돼 수출 제약 등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뷰티의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ODM 업체들이 주목받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