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5조 클럽' 확실…진옥동 회장 '연임' 무게 실린다

2025-10-14     류수재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 그래픽=박진화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4대 금융(국민·신한·우리·하나) 중 유일한 분기 실적 성장을 시연한 데 이어 그룹 최초의 연간 기준 당기순이익 5조원 달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비은행 계열사 이익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고, 핵심 계열사 신한은행의 견조한 이자이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2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1조3568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4.6% 성장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실적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신한은행의 이자이익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 등의 요인에도 불구하고 조달비용 감축 노력으로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수준인 1.55% 수준이 유지됐고, 같은 기간 원화대출금도 2% 늘어날 전망이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성장이 이뤄졌을 것"이라며 "이후 기업대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양호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원화대출금 성장률이 0.8%에 그쳤지만,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노력에 힘입어 안정적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유지하는 등 대출 성장의 기반이 마련됐다. 이에 신한은행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정책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비이자이익부문에서는 증권, 투자은행(IB) 수수료이익이 호조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 거래대금이 증가했고 은행 주도의 IB 딜 소싱이 활발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대폭 적자를 기록했던 신한자산신탁 실적도 정상화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 대비 50원 정도 오르면서 환차손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이고, 신한카드의 희망퇴직 비용 약 350억원이 반영되면서 비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일회성 비용 반영에도 불구하고 3분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0%로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비은행 부문 턴어라운드(실적 반등)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신한금융의 건전성 지표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대손율은 0.40%로 전분기 대비 14bp(1bp=0.01%p) 하락했을 것으로 예측됐다. 또 CET1 비율은 13.60%로 목표치 13.1%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3분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화표시 대출자산이 늘면서 RWA 증가 부담이 있지만, CET1 비율은 목표치 13.1% 이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금융 순이익 및 보통주자본(CET1) 비율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이 점쳐지는 데는 이처럼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것에 기인한다. 신한금융의 올해 순익 컨센서스는 5조523억원으로 역대급에 해당한다. 지난해보다 13.5% 증가하는 것으로 4대 금융 중 최고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찌감치 신한금융은 9월26일부터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가동 중이다. 11월 말 압축 후보군이 추려지면 12월 초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 후보는 이사회의 적정성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진 회장은 호실적 뿐만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과 9월 말 미국 유엔총회 순방에 동행하는 등 새 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고, 이사회의 두터운 지지를 기반삼아 연임 굳히기에 나선 모양새다. 무엇보다 신한금융이 조직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전통이 있어 회장이 첫 임기를 마치지 않고 연임하지 않은 사례가 없다. 진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다면 단독 또는 우선 후보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현 정부 정책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고 상생노력 및 경영성과를 고려하면 진 회장의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은행 부문 강화 및 디지털 전환 등 장기적 과제가 산적한 만큼, 검증된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