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DCM] DB손보 '빅딜' 하이트진로 '핫딜'…SLL중앙 '미매각' [넘버스]
국내 기업들의 올해 9월 공모 회사채 발행 가운데 최대어는 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쓸어간 DB손해보험이었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3년 만기 회사채는 500억원 모집에 8000억원에 가까운 뭉칫돈이 몰리며 홀로 15대1을 웃도는 경쟁률을 기록, 최고의 핫딜로 꼽혔다.
반면 SLL중앙이 내놓은 공모채는 수요예측 주문이 목표의 절반에 그치며 미매각을 경험한 유일한 사례로 남았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증권신고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약일 기준 지난달 공모로 발행된 회사채 중 최대 규모는 DB손보의 7470억원짜리 신종자본증권 딜이었다. 조사 대상에는 일반 회사채를 비롯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까지 포함됐다. 자산유동화증권이나 담보부 발행, 그리고 이외에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은 거래는 제외했다.
DB손보가 최초 5000억원으로 모집한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수요예측에는 1조1970억원에 달하는 주문이 몰리면서 증액 발행됐다. 신용등급 AA에 만기는 30년이었다.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 조건이 붙었다. 희망 금리 밴드로 3.50~3.80%를 제시해 상단인 3.800%로 최종 결정됐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의 딜 규모가 6000억원으로 컸다. 최초 모집 3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1조1000억원의 주문이 나왔고, 한도를 채워 발행됐다. 신용등급은 AA 조건이었다. 금리는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개별 민평금리 대비 2·3·5년물 모두 +8bp로 발행됐다.
KB증권도 공모채로 6000억원을 끌어모았다. 마찬가지로 최초 모집 3000억원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조7400억원의 주문이 나왔고, 한도를 채워 발행됐다. 신용등급은 AA+ 조건이었다. 금리는 개별 민평금리 대비 2년물 -1bp를 비롯해 3년물은 -3bp, 5년물은 -11bp로 발행됐다.
올해 9월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에서 최고 경쟁률을 찍은 거래는 하이트진로홀딩스에서 나왔다. 신용등급 A인 하이트진로홀딩스가 3년 만기로 내놓은 공모채는 최초 모집 500억원에 7810억원의 수요예측 주문이 쏠리며, 15.6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800억원으로 증액 발행됐다.
다음으로 경쟁률이 높았던 회사채 딜은 신용등급 AA-인 빙그레의 3년물 공모채였다. 해당 건은 최초 모집 500억원으로 6400억원의 주문을 이끌며 경쟁률이 12.80대1이나 됐다. 결과적으로 700억원까지 증액 발행됐다.
반면 SLL중앙이 300억원어치 회사채 공모를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는 투자자들의 주문이 150억원에 그쳤다. 이에 경쟁률은 0.50대1에 머물렀다. 지난달 이뤄진 공모채 발행 가운데 미매각을 경험했던 유일한 사례였다.
드라마·콘텐츠 제작사인 SLL중앙은 최근 3년여 동안 계속되는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이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를 지속했다. 2022년부터 582억원의 순손실을 떠안기 시작해 2023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859억원와 39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기간 총 순손실만 1964억원에 이른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공모채를 둘러싼 발행과 투자 수요가 모두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대체로 무난한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