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서 '어텐션'으로… 티즈코리아, CTV·AI로 광고를 다시 쓰다[디지털마케팅 대전]

2025-10-16     최이담 기자

주요 디지털마케팅 전문기업의 마케팅 솔루션 특징 및 인공지능(AI) 전략에 대해 분석합니다.

윤정근 티즈코리아 지사장 /사진=최이담 기자

글로벌 애드테크 기업 티즈가 ‘클릭 중심’이던 디지털광고 시장을 어텐션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한국법인 티즈코리아는 지난 3년간 커넥티드TV(CTV)와 인공지능(AI) 기반 측정 솔루션을 결합해 어텐션 기반 플랫폼으로 전환한 뒤 현재 국내 매출의 약 30%를 이곳에서 올릴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CTV 홈스크린 광고는 스마트TV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시청하기 전에 CTV의 주요 앱과 콘텐츠들이 노출되는 화면의 최상단에 광고가 노출되는 상품이다. 

티즈의 차별점은 ‘노출’이 아닌 ‘시선의 질’로 효과를 측정한다는 것이다. AI로 이용자가 실제 광고에 주목하는 시간을 예측·분석해 광고효율을 측정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 티즈코리아 사무실에서 윤정근 지사장과 만나 전략과 시장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AI가 측정하는 '시선의 질'

티즈의 어텐션 전략은 '얼마나 오래, 실제로 봤는가'를 측정하는 것이다. 윤 지사장은 "뷰어빌리티(viewability)는 단순히 화면에 노출됐는지를 보는 기술적 수치일 뿐 실제 광고에 주목한 시선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제는 노출이 아니라 '시선의 질'이 광고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는 "뷰어빌리티(viewability)는 광고의 50% 이상의 영역이 디스플레이 광고는 1초 이상, 비디오 광고는 2초이상 머물면 화면상에 뷰어블 한 노출로 계산됐다. 하지만 사용자가 스크롤을 빠르게 넘기면 인식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주들은 실제로 이용자가 얼마나 실제적으로 광고에 주목했고, 오래 봤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불필요한 노출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려면 '시선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지사장은 "브랜딩 효과를 가져가려면 광고에 주목해야 하고 이용자가 그 브랜드를 기억해야 제품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광고가 기술적으로 노출된 수가 아니라 얼마나 주목해서 광고를 보았는지를 살펴보는 '시선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티즈는 이를 위해 헤드마운트형 아이트래킹 장비로 축적한 10만건 이상의 시선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주목도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고주는 캠페인 전 단계에서 '뉴런' 테스트를 실시해 여러 영상 소재의 주목도를 비교하고, 30초 광고에서도 어느 초 구간의 집중도가 높은지를 수치화할 수 있다.

윤 지사장은 "과거에는 크리에이티브를 선택할 때 '감'에 의존했다면 뉴런 테스트는 데이터로 논쟁을 정리해준다"며 "광고의 어느 장면에서 시선이 집중되는지, 어떤 포맷이 주목도를 높이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티즈의 '스튜디오' 기능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광고 소재를 실시간으로 최적화한다. 원본 소재에 스킨을 입히거나 인터랙션 요소를 추가하고, 전후 어텐션 변화를 다시 측정하는 구조다. 윤 지사장은 "티즈의 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최적화로 브랜드 리프트는 평균 31%, 어텐션은 49% 증가했다"며 "결국 광고의 성패는 '얼마나 오래, 실제로 집중하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티즈는 인지–관심–구매로 이어지는 전 단계를 아우르는 '풀퍼널(Full-Funnel)'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윤 지사장은 "AI 기반 어텐션 측정과 스튜디오를 결합해 각 단계별로 가장 효과적인 크리에이티브를 제안하고, 실시간으로 성과를 측정할 수 있다"며 "유저의 여정에 맞춘 정교한 설계가 캠페인의 효율을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티즈코리아의 브랜드 솔루션  /사진 제공=티즈코리아

 

CTV 시장 급성장과 쿠키리스 대응

티즈코리아는 최근 3년간 CTV 광고를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윤 지사장은 "삼성과 LG의 홈스크린 포털을 통해 OTT 이용이 폭증하면서 CTV 트래픽이 급증했다"며 "한국의 월간활성 이용자(MAU)가 약 9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CTV를 '집안에 들어온 전광판'으로 표현했다. 윤 지사장은 "광화문과 명동 등 도심권에 대형 전광판이 잇따라 들어서며 럭셔리 브랜드들이 3D 입체광고를 적극 집행하고 있다"며 "CTV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가장 큰 스크린이 TV이기 때문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CTV를 '디지털OOH'의 연장선으로 보고 주목도 높은 광고를 노출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OOH는 'Out Of Home(집밖)'의 약어로 전광판 등에서 노출되는 광고를 의미한다. 

그는 또 "20~30대는 여전히 OTT를 모바일로 시청하는 것을 더 선호하지만, 40대 이상에서는 넷플릭스같은 OTT를 TV를 통해 시청하는 비중이 훨씬 높다"며 "미디어 소비가 CTV로 이동하면서 광고주도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럭셔리 브랜드를 넘어 소비재(CPG)와 콘텐츠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샤넬, 구찌, 루이비통, 까르띠에 등 기존 고객군에 더해 맥도날드, 조니워커, 넷플릭스, 나이키, 아디다스, 룰루레몬 같은 신규 광고주가 티즈의 CTV 캠페인에 합류했다. 

윤 지사장은 "삼성·LG도 직접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며 CTV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며 "OOH·CTV가 결합된 '주목형 미디어 시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티즈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다. 티즈는 전 세계 33개국 44개 오피스를 보유한 글로벌 애드테크 기업이다. 그중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지사이자 CTV와 어텐션 측정 기술이 가장 빠르게 확산된 시장이다. 

윤 지사장은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럭셔리 소비가 세계 7위 수준이지만 1인당 럭셔리 소비는 세계 1위 국가이고, 삼성과 LG가 있는 CTV 인프라 강국"이라며 "한국에서의 럭셔리 캠페인이나 CTV 사례는 글로벌 본사와 각국 오피스에 벤치마킹될 정도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티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쿠키 기반 타기팅이 점차 제한되는 환경에서 AI와 문맥 분석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윤 지사장은 "티즈 픽셀이 매체사 페이지에 직접 설치돼 있어 쿠키가 없어도 이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며 "AI가 이를 바탕으로 관심사, 성별, 소비패턴을 예측해 문맥 기반 타기팅과 함께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에너지 절감'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에게는 LG의 냉장고 에너지절약 캠페인이 노출되는 식이다. 한국은 쿠키 생존율이 70%로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아이폰 점유율이 높은 북미·유럽 시장은 이미 60% 이상이 쿠키리스 환경이다.

티즈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사진 제공=티즈 

 

AI 시대, 변화 두려워 말고 실험하라

윤 지사장은 "AI는 애드테크 업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데이터 예측, 타기팅, 리포팅, 오디언스 프로파일링에 활용돼왔다"며 "이제 생성형AI가 등장하면서 크리에이티브 생산성이 100배 가까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사람의 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생산성과 창의성을 확장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며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하루라도 빨리 그 변화에 올라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지사장은 <블로터> 주최로 이달 29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리는 '디지털마케팅&테크놀로지 서밋(DMTS) 2026'에서 티즈의 AI 마케팅 솔루션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글로벌 브랜드들은 미디어 예산의 약 10%를 이노베이션 테스트 예산으로 책정한다"며 "광화문에 전광판이 생기면 바로 테스트하고 CTV의 신규 포맷도 즉시 실험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미디어를 실험해야 하는 이유도 명확하다. 윤 지사장은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먼저 시도하지 않으면 브랜드 존재감이 빠르게 쇠퇴할 수 있다"며 "시도–측정–평가–학습을 반복해 전략화하는 순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고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의 시선을 끄는 것"이라며 "AI와 데이터를 이용해 그 '시선의 질'을 높이는 것이 티즈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DMTS 2026은 'AI 시대의 고객 연결 전략'을 주제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 크리테오·오브젠·와이즈버즈·버블쉐어·인라이플·브이캣·데이터라이즈·티즈코리아 등 디지털마케팅 기업이 자사의 AI 솔루션을 소개한다. LG전자·CJ올리브영·W컨셉·컬리 등은 마케팅 성공 사례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