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DCM] KB증권 9월 공모채 '독주'…올해 누적 인수 첫 '10조 고지' [넘버스]

2025-10-17     부광우 기자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 사옥. /사진 제공=KB증권

KB증권이 올해 9월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공모 회사채 인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위와 두 배 넘게 격차를 벌리며 독주체제를 굳건히 한 가운데, 올해 누적 성적에서도 처음 10조원 고지를 밟은 증권사가 됐다.

공모채 시장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이를 둘러싼 증권사들 사이의 경쟁도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증권신고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약일 기준 지난달 공모로 발행된 회사채는 9조2290억원이었다. 이는 청약일이 올해 9월 중이었던 일반 회사채를 비롯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까지 집계한 실적이다. 자산유동화증권이나 담보부 발행, 그리고 이외에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은 거래는 제외했다.

증권사 인수 금액별로 나눠보면 KB증권이 1조851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0% 늘며 1위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실적이 조 단위를 찍은 유일한 곳이었다. 이어 신한투자증권이 9200억원으로, NH투자증권이 8917억원으로 각각 50.6%와 7.2%씩 해당 금액이 증가하며 2위와 3위에 자리했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6305억원) △SK증권(5620억원) △키움증권(5481억원) △삼성증권(4595억원) △대신증권(4087억원) △메리츠증권(3520억원) △하나증권(3210억원) 등이 지난달 공모채 인수액 상위 10개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쌓인 실적으로 봐도 선두는 KB증권이었다. 지난달을 포함해 올해 1~3분기 KB증권의 공모채 인수량은 10조4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늘며 홀로 10조원을 돌파했다. 그나마 가장 유력한 경쟁자인 NH투자증권 역시 같은 기간 7.5% 증가한 8조8239억원을 소화했지만, KB증권과의 격차는 1조원 이상 벌어졌다.

그 뒤로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SK증권 등의 각축전이 벌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의 관련 실적은 7조732억원으로 0.1% 줄며 주춤했지만, 그래도 7조원대를 사수했다. 그다음으로 신한투자증권이 6조5745억원으로, SK증권이 5조1375억원으로 각각 11.8%와 16.6%씩 성적을 끌어올리며 한국투자증권을 뒤쫓았다.

이밖에 △키움증권(3조6371억원) △삼성증권(3조1060억원) △미래에셋증권(2조7720억원) △하나증권(2조6055억원) △대신증권(2조5952억원) 등이 올해 3분기 누적 공모채 인수량 상위 10개 증권사로 꼽혔다.

공모채 시장의 파이는 1년 새 7조원 넘게 커진 상황이다. 이를 둘러싸고 증권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주관과 인수 경쟁도 그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다.

올해 들서 3분기까지 이뤄진 공모채 발행은 총 65조1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7조1640억원) 늘었다. 기업들의 최초 모집액은 39조3990억원으로, 이에 대한 수요예측 주문은 222조940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0%와 17.7%씩 증가했다. 이에 따른 공모 경쟁률은 5.14대1에서 5.66대1로 상승했다.

회사채를 둘러싼 투자 심리는 여전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년물 기준 국고채 금리 대비 신용등급 AA-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달 말 44베이시스포인트(bp·1bp=0.01%포인트)로, 올해 들어서만 25bp 축소되며 연중 최저를 나타냈다. 이처럼 신용 스프레드가 좁아진다는 건 그만큼 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좋다는 의미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 인하에 힘입은 회사채 발행 확대와 맞물려 투자 심리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연말까지도 증권사들의 주관 확보 경쟁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