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X2025] 삼성바이오 투톱, 투트랙 전략 공고히…분할 이후 청사진 그렸다

2025-10-17     이승준 기자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2025(BIX2025) 행사장의 전경 /사진=이승준 기자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2025(BIX2025) 마지막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각자의 영역에서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퓨어(pure) 위탁개발생산(CDMO)사'로서 개발·생산 전 과정의 속도와 효율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으로서 시장성과 사회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삼성에피스홀딩스 설립이 확정된 인적분할 시행일로, 현장에서는 양사의 투트랙 전략이 구조적으로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분할 결정된 날, 현장서 확인된 '투톱' 파워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스에 전시된 분할 관련 시각물 /사진=이승준 기자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5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BIX2025에 각각 참여해 나란히 부스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6㎡ 규모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90㎡ 규모로 참여했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5년 이상 메인스폰서로 활동하며 이번 행사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은 인적분할안 통과일과 겹치며 양사의 변화된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이에 분할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닌 투트랙 전략의 제도적 완성임을 강조하는 장(場)이 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인적분할안이 통과돼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설립이 확정된 바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 부문이 분할된 신설법인이다.

사흘간 열린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들의 최고 관심사 또한 단연 '삼성바이오'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션을 통해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위탁개발(CDO) 역량과 9개 플랫폼을 소개하며 '속도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성과와 사회적 가치 지표를 전면에 내세워 시장형 바이오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알렸다. 각 부스마다 관람객이 몰리며 현장에서는 '기술과 제품, 두 축으로 나뉜 삼성바이오의 방향이 명확히 드러났다'는 반응이 나왔다.

BIX2025 현장은 분할 이후 '삼성바이오 투톱 체제'의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번 분할로 양사의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사업 간 투자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반응이다. 현장에서 마주친 한 관람객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각각 CDMO와 바이오시밀러라는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이제 분할을 하게 되면 각자의 분야에 더욱 특화된 기업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1324kL'로 드러난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신감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 '1324kL'를 내세움으로써 자사 생산능력을 강조했다. /사진=이승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BIX2025에서 내세운 핵심 메시지는 '생산역량'이었다. 부스 패널 한가운데는 '1324kL'이 큼지막하게 강조돼 있었다. 2032년까지 132만4000L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곘다는 목표를 시각화한 것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세계 최대 생산규모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형화된 생산 인프라를 통해 품질·공정 표준화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자리로 읽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량 확대뿐 아니라 공정 효율화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강조했다. 개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상업 생산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해 속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기존 CDMO 단계를 넘어 임상시험수탁(CRO)을 포괄하며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복잡한 개발 절차를 병렬적으로 운영해 품질과 일정의 일관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다른 관심사는 연구지원 서비스 확장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행사에서 '삼성오가노이드'를 선보이며 후보물질 단계의 검증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했음을 공고히 했다. 실제 세포를 기반으로 약물 반응을 미리 관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정성을 빠르게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회사는 이를 통해 연구개발(R&D)에서 생산까지 이어지는 엔드투엔드 구조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이날 부스에서 마주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를 통해서도 회사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단독부스를 통해 CRO부터 위탁생산(CMO)까지 아우르는 당사의 엔드투엔드 서비스 역량은 물론, 고객의 일관된 품질의 의약품을 신속히 공급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신규 CMO 브랜드 '엑설런스'를 적극 홍보했다"고 말했다.

 

체험형 부스로 다가선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스. 마지막날은 학생 관람객들로 부스가 가득찼다. /사진=이승준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행사에서 체험형 전시관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대중인식 확산에 나섰다, 관람객들은 터치스크린을 눌러 각 제품의 적응증, 작용기전, 투여 방식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실제 자가투여용 펜형 주사기와 주사제 실물도 함께 전시됐다. 대형스크린에는 바이오시밀러 도입을 통한 환자 부담금 절감과 보험재정 효율화를 강조하는 시각물이 전시돼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사회적 가치를 부각했다.

부스에는 회사가 개발한 11종의 바이오시밀러와 임상 중인 차세대 파이프라인 현황이 소개됐으며, 올해 상반기 출시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SB17'과 솔라리스 바이오시밀러 'SB12'가 주요 전시 제품으로 꼽혔다. 전시 자료에는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바이오시밀러 장려정책도 함께 소개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쿼터제·인센티브제 등 해외 사례를 통해 제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내에서도 이 같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어필했다. 또 분할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에피스홀딩스 산하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구조도 시각화돼 있었다.

특히 행사 첫날이었던 15일에는 김경아 사장이 직접 부스를 체험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김 사장은 주요 전시물과 터치형 홍보 콘텐츠를 둘러보며 부스를 준비한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그는 바이오시밀러 허가 수수료를 기존 8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인상하는 정책에 대한 <블로터>의 질의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방향에 대해서는 저희도 충분히 서포트하고 같이 논의해 진행하려 한다"며 "그 부분은 정부의 방향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학생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부스에서 만난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첫날에는 기업 관계자들이 방문객의 절반 이상인 느낌이었는데 3일 차인 오늘은 유독 학생들이 부스를 계속 찾아줬다"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취업하기 위해서 어떤 전공을 해야 하는지, 석박사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