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우리금융 편입 후 첫 후순위채 발행 채비 [넘버스]
동양생명이 우리금융그룹 자회사로 편입된 후 처음으로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자본적정성 강화와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안정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보험업계 전반에서 자본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제 우리금융 소속이라는 배경은 동양생명의 후순위채 발행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이달 중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장 반응이 좋을 경우 최대 2000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키울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날 동양생명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했다. 두 신평사는 우리금융 편입 이후 그룹 차원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과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기대감을 반영해 동양생명의 자체 신용도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을 매겼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7월 동양생명 지분 75.3%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35조6000억원, 자기자본은 1조7000억원이다. 보험수익과 자산 기준 시장점유율은 각각 3.5%, 3.8%로 업계 중위권 수준이다.
동양생명의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자본력 확충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점 경과조치 전 K-ICS 비율이 172.1%로 금융당국 권고치를 웃돌고 있지만,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K-ICS는 2023년부터 적용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마련된 보험사의 자본 적정성 평가 지표다. 금융당국은 130%, 보험업법상 기준은 10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후순위채는 보험사들이 K-ICS 비율을 보완하고 건전성을 높이려 할 때 많이 활용되는 수단이다. 후순위채 같은 자본성 증권은 만기가 길어 본질적으로 채무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신평사들은 동양생명이 우리금융 내에서 차지하는 자산 규모와 이익 기여도가 높으며 우리금융 계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나신평 측은 "우리금융 편입 이후 계열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며 "중단기적으로 안정적인 보험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반적인 수익성은 우수한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유동성 확보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많다"며 "과거보다 재무 안정성이 높아져 시장의 신뢰와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