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물가상승률 둔화…연준 추가 금리인하 유력

2025-10-25     최경미 기자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제공=연준

2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9월 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0% 상승했다고 밝혔다. 각각 시장 예상치인 0.4%와 3.1%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 상승했는데 이 또한 시장 전망치인 0.3%와 3.1%를 하회했다. 

이번 지표는 당초 지난 15일 공개 예정이었으나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으로 인해 지연됐다. CPI는 셧다운이 지속되는 동안 공개된 유일한 경제지표다. 사회보장국(SSA)의 연금 수령액 조정 계산에 사용돼서 미 노동부 일부 직원들이 복귀해서 이번 보고서를 준비했다. 다만 이날 백악관은 10월 CPI 보고서는 발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 가격은 0.2% 상승했고 원자재 가격은 0.5% 올랐다. 연간 기준으로 에너지는 2.8%, 식품은 3.1% 상승했다. 다만 휘발유 가격은 4.1% 급등했다.

CPI에서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전월 대비 0.2%, 연간 기준으로 3.6% 올랐다.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가격은 0.2% 상승했다. 신차 가격은 0.8% 상승했으나 중고차 및 트럭 가격은 0.4% 하락했다.

야누스헨더슨의 존 커슈너 증권화 상품 책임자는 “사막을 걷는 여행자가 오아시스를 만나 갈증을 해소하듯 오늘의 CPI 수치는 10월 1일부터 시작된 정부 데이터 공백 속에서 투자자들에게 처음 제공된 정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지표가 “투자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채권 시장은 온화하게 반응했고 연준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임이 확실시됐다”고 분석했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된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예상보다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다른 모든 데이터 발표가 중단된 상황에서 미국 경제 상태를 평가해 볼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영향은 당초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는데 이에 대해 아직 경제 전반에 완전히 반영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NG의 제임스 나이트리 국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PI 데이터와 관세로 인한 세수 실적을 종합해 봤을 때 실실적인 관세율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이미 강한 대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이 상품 조달을 위해 관세가 낮은 국가로 전환하며 수입 구성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트리는 이어 “그 결과 기업들은 예상보다 완만하게 상승한 비용을 흡수했고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도 예상보다 적었다”고 덧붙였다. 나이트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관세율이 더욱 오르고 상품 가격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관세가 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기보다는 일회성 요인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데이터는 다음 주 10월 FOMC 전 마지막으로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였다. 9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다가오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었다. 

비라일리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 보고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이어가도록 분명히 뒷받침해 줄 것”이라며 “연준은 고용 데이터 둔화에 더 집중하고 있고 근원 CPI가 2%를 훨씬 상회해도 완전고용 목표를 계속 지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10월 0.25%p의 인하를 거의 확실시하고 있고 12월까지 총 0.5%p의 인하도 예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위원들은 금리 인하 속도를 결정에 있어서 인플레이션 반등 위험과 노동시장 약화를 모두 고려하며 대체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문제되지 않는다며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압박을 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