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LNG선 시황 변화' 수주 전망 침묵
한화오션은 조선 3사 중에서 유일하게 수주 전망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수주 전망치에 관련해 함구하려 애썼다. 그동안은 고선가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위해서였다면 최근에는 LNG 운반선 시장의 영업 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 상선사업부 관계자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홍해 사태가 길어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환경 규제 등이 혼재되면서 조선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총 31척을 수주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수주 가이던스에 대해선 답을 피했다. 수익성 높은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만 거듭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2023년 이후로 수주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HD현대공업, 삼성중공업 등 경쟁사들이 예상 수주 실적과 매분기 달성률을 제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내년 전체 상선 매출에서 LNG 운반선의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만 암시했다. 회사 측이 수주 가이던스에 대해 즉답을 피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게 된 계기도 수주 전략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저가 수주로 몸살을 앓았던 만큼 한화그룹에 편입된 직후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주 실적을 쌓아왔다. 과거처럼 공격적인 외형 확대 보단 질적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가이던스의 의미도 줄어든 것이다.
이와 더불어 LNG 운반선 시황이 변동 조짐을 보이는 점도 수주 추정치를 내놓기 어려운 배경으로 꼽힌다. 친환경 규제로 대체 연료인 LNG가 부상하면서 이를 실어나르는 선박 수요가 급증했다. 선가 상승폭도 가장 커 국내 조선사의 주력 선종으로 꼽혔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이미 주요 프로젝트에 필요한 선박은 발주가 완료됐고 운임 감소로 해운사들의 추가 주문 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선가 상승도 제한적인 상태다. 실제로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9월 신규 LNG 운반선 선가는 2억5000만 달러로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한화오션 측도 "내년 선가가 보합세를 유지한다는 보수적인 가정 아래 사업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넷제로에 대한 견해차로 IMO의 저감정책이 연기되면서 불확실성이 확산됐지만 방향성 자체가 흔들린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규제 강화와 발주를 지연시키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용선료 반등 조짐과 중동 중심으로 신조 발주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