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금리·주가 상승 효과 '톡톡'...건전성 지표 개선세
국고채 금리와 주가가 함께 오르며 보험사들이 건전성 부담을 덜어내는 모습이다. 금리 상승은 부채 평가액을 줄이고 주가 반등은 자본여력을 키워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개선을 이끌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와 주가의 동반 상승이 일시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28일 금융투자 업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기준 연 2.951%로 6월 말(2.805%) 대비 0.146%p 상승했다. 3월 말(2.771%)과 비교하면 0.18%p 올랐다. K-ICS 비율은 금리와 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금리가 오를수록 부채 가치가 줄며 비율이 개선되는 구조다. 한 금투 업계 관계자는 "3분기 금리 수준이 1·2분기보다 높아 주요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생명은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계열사의 주가 효과를 공개했다. 회사는 삼성전자 주가가 1만원 상승할 때 K-ICS 비율이 약 3%p 개선된다고 밝혔다. 보유 지분 가치가 오르면 가용자본이 늘어나 비율 방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가 반등이 이어질 경우 업계 전반의 투자자산 평가이익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제도 완화도 보험사 건전성 개선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보험부채 할인율 산정 시 적용하는 '최종관찰만기 30년' 도입 시점을 기존 2027년에서 2035년으로 8년 연기했다. 초장기 금리가 하락한 상황에서 적용 시점을 늦춤으로써 할인율 하락에 따른 부채 증가 부담을 덜어준 셈이다. 이 조치만으로도 일부 대형 생보사의 K-ICS 비율은 수%p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보험연구원은 이번 반등이 구조적 회복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금리 변동성과 손해율 상승 압력이 여전한 만큼 내년에는 K-ICS 비율이 다시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금리 하락기에는 부채 평가손실이 자본을 잠식하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며 "단기적 금리 상승에 안심하기보다 요구자본 최적화 등 정교한 부채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은 내년 보험산업의 주요 과제로 △적극적 부채관리 △자산운용 고도화 △비용 효율화를 제시했다. 특히 금리와 시장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K-ICS 비율 방어를 위한 근본적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