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2연속 금리인하…파월 "12월 추가인하 확정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회 연속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추가 인하가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9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3.27~4.00%로 내려갔다.
아울러 연준은 12월1일부로 지난 3년 반 동안 이어온 양적긴축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파월은 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12월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단정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그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파월의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0.25%p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90% 이상에 반영 중이었다. 이후 68% 수준으로 낮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의 스티븐 주노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매파적인 메시지였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회의 후 성명에서 “고용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기존의 평가를 되풀이하며 “최근 몇 달간 고용 관련 위험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 성장세가 “완만하다”고 표현하며 “올해 초 이후 물가 상승률이 다소 높아졌으며 여전히 일정 부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 의결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중 10명만 0.25%p의 인하에 찬성했다. 지난달 합류한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0.5%p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반면 지난달 인하에 찬성했던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번에는 금리동결을 지지했다.
파월은 12월 회의 관련 질문에 “위원회의 일부는 지금이 잠시 멈춰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또는 최근의 강한 성장세가 실제로 지속 가능한지를 지켜볼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파월은 또 19명의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적어도 한 번의 사이클을 기다린 뒤 추가 인하를 검토하자”는 의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노는 “파월의 발언은 추가 인하에 신중한 위원들의 시각을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위원회 내에는 당장 완화 기조를 더 강화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인사들이 다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 내에서는 추가 완화 폭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황에서 금리를 너무 빨리 내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해왔다.
지난달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19명의 정책위원 중 9명은 지난달 인하 이후 올해 한차례 이하의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7명은 연말까지 추가 인하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연준은 성명에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경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노동시장 평가 부분에서는 실업률을 “8월까지의 수치”를 기준으로 했다고 언급했다.
파월도 셧다운으로 인해 주요 데이터 공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그 결과 연준이 보다 신중하게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개 속에서 운전할 땐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묘사했다.
지난주 미 노동통계국은 뒤늦게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다. 지난달 근원 CPI 상승률은 최근 3개월 중 가장 낮아서 물가 압력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시켰지만 동시에 연준의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날 파월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가는 경로에 있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말하며 물가 압력에 대해 큰 우려를 보이지 않았다.
연준은 지난달 고용 둔화로 노동시장의 취약성이 부각된 이후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이달 초 파월이 “고용이 더 약화될 수 있다”며 “구인 건수 감소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시장에서 이달 금리인하가 확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