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리뷰] SKIET 공모채 '부정적' 전망에 금리 양보했지만 일부 '미매각' [넘버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공모 회사채로 1000억여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다만 2년물에서 시장의 투자 수요가 당초 목표를 밑돌며 미매각이 불거졌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매겨진 걸 감안해 금리를 양보했지만, 결국 일부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IET는 이번 달 총 115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신용등급 A에 만기 구조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눠 진행됐고, 각각 550억원과 600억원으로 최종 확정 발행됐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최초 희망 모집액은 1000억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이를 웃도는 주문이 확인되면서 증액 발행됐다. 3년물 450억원 모집에 610억원의 수요가 찍혔다. 이에 따른 경쟁률은 1.36대1이었다.
반면 2년물에서는 미매각이 발생했다. 최초 모집액을 550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수요예측에서 주문이 500억원이 그쳤다. 경쟁률은 0.91대1로 1을 밑돌았다.
여유롭지 못했던 수요 탓에 금리는 희망 범위의 최상단에서 정해졌다. 2년물은 3.30~4.10%, 3년물은 3.60~4.60%가 희망 밴드였는데, 각각 4.10%와 4.60%로 최종 발행됐다.
SKIET로서는 자신의 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A- 수준의 민간채권평가사 금리로 내놨던 기준 수익률이었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걸 고려한 행보였다.
SKIET 공모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부진했던 배경에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는 적자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SKIET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1234억원, 당기순손실 407억원을 떠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를 지속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2910억원, 순손실 246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후 마이너스 이익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수익성 악화가 재무적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SKIET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1조6405억원으로, 2021년 말과 비교하면 109.2% 급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IET의 이번 공모채 발행을 앞두고 낸 보고서에서 "전방 전기차 산업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실적 저하됐고,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울 것"이하며 "이익 창출력 대비 과중한 채무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부진한 영업 실적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과거 대비 저하된 채무 상환 능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