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협상 타결…현대제철, 美 제철소 투자 급물살

2025-10-30     김수정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내 투자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소셜미디어 X 생방송 화면 캡처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최종 합의에 이르면서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투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르면 다음달 투자에 참여한 FI(재무적 투자자)들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30일 최상건 현대제철 전략기획본부장(전무)은 3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미국 전기로 제철소는 현재 주설비 업체 선정이 마무리됐으며 세부적인 조건을 협의하는 단계"라며 "인허가 관련 절차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올초 미국 전기로 일관제철소 투자를 공식화했다. 이 제철소는 자동차강판 180만톤, 일반강 90만톤 등 연 총 270만톤 생산 가능한 전기로 설비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생산지와 인접한 루이지애나주에 들어설 예정이다.

그간 현대제철은 제반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한미 관세 협상이 구체화되는 시기와 맞물리기 위해 속도를 조절해왔다. 

29일 APEC 기간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양국은 '상호관세 15%' 적용에 최종 합의했다. 협상안에 따르면 자동차 및 부품 관세는 15%로 인하하고 반도체 관세는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정하기로 했다. 또 항공기 부품과 의약품 일부는 무관세로 전환된다. 다만 철강에 부과된 50% 관세는 유지돼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건설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 

최 전무는 "큰 틀에서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미국 투자 역시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 투자 개요./ 자료=현대제철

 

 루이지애나주 일관 제철소는 총 58억 달러(8조2708억원)가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다. 현대차그룹이 십시일반 참여한다 해도 재원 마련이 쉽지 않아 초기 구상할 때부터 외부 투자 유치를 염두에 뒀다. 

보유 현금과 외부 차입을 병행할 계획이어서 현대차그룹과 외부 투자사간 몇 %씩 지분을 섞을지도 관건으로 떠올랐다. 특히 경쟁사인 포스코가 투자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포스코의 지분 규모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제철 측은 이르면 다음달 지분 정리가 어느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전무는 "외부 투자사와 당사간 지분 구성은 11월 중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