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PE, 현대힘스 매각 '시동'…5000억 차익 '기대감' [넘버스]

2025-10-31     부광우 기자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현대힘스 대불4공장 /사진 제공=현대힘스

사모펀드(PEF) 운용사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제이앤PE)가 현대힘스 경영권 매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일부 지분을 정리해 추가로 1000억여원을 거둬들이는 등 이미 투자 원금의 두 배를 웃도는 2000억원을 회수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남은 지분 40%를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매각하더라도 3000억원대 중반에 가까운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제이앤PE는 현대힘스로만 5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이앤PE는 잠재적 원매자들을 상대로 현대힘스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제이앤PE는 허큘리스홀딩스를 통해 현대힘스 지분 40.0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허큘리스홀딩스는 제이앤PE가 현대힘스 인수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IB 업계에서는 최근 제이앤PE가 10%대의 현대힘스 지분을 정리하면서 경영권 매각에 속도가 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이앤PE는 이번 달 1일 보유하고 있던 현대힘스 주식 451만2731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로써 53.34%였던 현대힘스에 대한 지분율은 현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를 통해 제이앤PE가 손에 쥔 돈은 1000억원이 넘는다. 이번 블록딜의 1주당 매매가는 2만2613원이었다. 이에 따른 매각액은 102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앞서 제이앤PE는 현대힘스에서 1300억원가량을 회수한 상태였다. 우선 투자 이후 지난해까지 배당금으로 총 280억원을 받았다. 또 지난해 현대힘스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구주매출로 254억원을 거둬들였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자본 재조정으로 820억원을 회수했다.

이를 모두 합하면 제이앤PE는 현대힘스에서 벌써 2300억원 규모의 엑시트를 일궈냈다는 계산이다. 최초 투자액이 1000억원을 밑돈 것을 고려하면 이미 두 배 이상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제이앤PE가 현대힘스의 주인이 된 건 2019년으로, 당시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지분 75%를 975억원에 인수했다.

이제 제이앤PE의 최대 관건은 남은 40%의 주식을 얼마에 팔 수 있느냐다. 현대힘스의 시총은 8000억원을 웃돈다. 이대로라면 해당 지분의 가치는 3200억원 이상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다면 5000억원까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결국 현대힘스 지분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해도 제이앤PE가 회수하는 투자금은 총 5000억원대 중반에서 6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투자 원금을 제외한 차익만 50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현대힘스의 실적 그래프가 눈에 띄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현대힘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118억원으로 같은 기간 25.5% 증가했다. 이전 3년간 추이를 봐도 영업이익은 △2022년 38억원 △2023년 145억원 △2024년 215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44억원 △101억원 △166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제이앤PE 입장에서도 현대힘스의 사례는 특별한 성과로 남을 전망이다. 제이앤PE의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으로는 △에코프로 △디이앤티 △코리아센터 △대보마그네틱 등이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대힘스는 잠재적 원매자들이 많을 수 있는 물건"이라며 "최근 국내 PEF의 바이아웃 딜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와중 주목을 받을 만한 케이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