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엔비디아 10년 동맹' 치맥 회동 넘어 APEC서 결실 맺나
2015년부터 이뤄진 현대자동차그룹과 엔비디아 동맹이 30일 치맥회동에 이어 31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기조연설 등을 통해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부터 선보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에 엔비디아 칩을 사용함과 동시에 엔비디아 기술이 반영된 자율주행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와 미국 간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춰진 만큼 최신 기술이 탑재된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판매도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0일 치맥회동 후 서울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열린 엔비디아 주최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앞으로는 엔비디아 칩이 차에, 로보틱스에 더 많이 들어올 것”이라며 앞으로의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 간 협업 내용을 짧게 설명했다.
그는 또 “지금은 PC에서 게임을 하지만 앞으로는 차 안에서 더 많이 게임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알렸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인 플레오스 커넥트에 엔비디아 칩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자체 블로그와 보도자료 페이지 등을 통해 양사 간 협업이 2015년부터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홈페이지에 “2015년부터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같이 자동차용 인공지능(AI) 기반 컴퓨팅 플랫폼인 드라이브 AGX 기반의 지능형 시스템으로 개인화된 편의성과 안전성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협업이 두꺼워진 계기는 2022년부터 출시 차량에 적용된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 운영체제다. 엔비디아 드라이브 플랫폼 기반으로 구성된 ccOS는 크게 현대차·기아용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과 제네시스용 ccIC(connected car Integrated Cockpit) 등으로 나뉜다. ccOS는 운영 초기 디자인이 단순하다는 단점이 지적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디스플레이 테마가 더해지면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는 평가도 있다.
현대차그룹과 10년 동맹을 유지해온 엔비디아 황 CEO는 30일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구들과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친구는 회동에 참가한 정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지칭한다. 황 CEO의 친구로 지목받은 정 회장은 황 CEO와 함께 치킨을 나눠주고 엔비디아 행사장에서 미소를 띠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31일 APEC CEO 서밋에서 현대차와의 협업 방안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로보틱스 칩을 활용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계획을 뛰어넘는 협업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와의 협업 강화를 앞둔 정 회장은 앞으로 미국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와 미국 간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춰진 만큼 그는 최신 기술이 탑재된 신차 판매와 미국 현지 생산 강화를 전두지휘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30일 깐부치킨 삼성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 분들이 너무 수고 많이 해주셔서 고맙고 앞으로 우리가 잘 해나가야 한다”며 “앞으로 한미 관계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