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3분기 순익 7700억…주주환원 목표 달성 여부에 "완급 조절"

2025-10-31     김홍준 기자
BNK금융그룹 부산은행 본점 전경 /사진 제공=BNK금융

BNK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지배주주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 증가하며 순항을 이어가는 가운데, 수익성을 높이고 동시에 건전성까지 개선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권재중 BNK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30일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고려할 수 있을 정도로 관리 능력이 올라왔다"며 "우량자산 중심의 성장에 대해 적극성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NK금융은 상반기까지 수익성과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맞춰 왔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자산 성장률을 4% 이내로 제한하고, 부실채권 매각과 충당금 환입을 병행하며 내실을 다졌다. 하지만 3분기 들어 대손비용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비은행 부문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룹 전체의 체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개선된 실제 수치로 입증됐다. BNK금융의 3분기 그룹 대손비용률(CCR)은 0.63%로 전년 동기 대비 0.03%p 낮아졌고,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1.46%로 전분기 대비 0.16%p 개선됐다. 

BNK금융은 특히 수익성 중심 경영에서 '균형 성장'으로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 3분기 원화대출금은 103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2.8% 증가했고,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은 1.97%에 그쳤다. 권 부사장은 "리스크 조정수익률(RoRWA) 관점에서 선별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본 효율성,  건전성, 미래 예상 손실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관리비는 인건비 증가에 따라 1조1537억원으로 1.9% 늘었으나, 충당금 환입으로 CCR이 하락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권 부사장은 "부실 여신 매각과 보증부 PF 확대 등으로 충당금 부담이 줄었다"며 "내년에는 CCR이 0.5% 정도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BNK금융그룹의 최근 분기별 지배주주순이익 및 보통주자본(CET1) 비율 추이 /그래픽=김홍준 기자

BNK금융은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지배주주순이익이 77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7051억원)보다 649억원(9.2%) 증가했다. 2분기 일회성 요인(부동산 매각)이 사라졌음에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늘었고, 충당금 전입액이 줄었다.

그룹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2% 감소했지만, 강남 펀드 매각 관련 일회성 요인(이자이익 차감분 478억원)을 제외하면 소폭 증가했다. 유가증권 운용과 채권 매각 이익이 늘면서 비이자이익도 963억원 확대됐다. 부동산 PF 수수료는 줄었지만, 채권·대출 매각 이익이 이를 상쇄했다.

순이자마진(NIM)은 2.03%로 전분기(2.08%) 대비 0.05%p 하락했다. 부산은행은 1.83%, 경남은행은 1.77%로 각각 0.07%p, 0.03%p 낮아졌다. 권 부사장은 "시장금리 하락과 경쟁 심화로 하방 압력이 있지만, 내부 리스크 프라이싱 조정으로 방어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BNK금융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도 '선택적 확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3분기 PF 잔액은 소폭 늘었지만, 신규 취급의 절반 이상이 보증부로 구성됐다. 부산은행은 3분기 3500억원가량 신규 PF를 100% 보증부로 진행했고, 주력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BNK캐피탈도 1군 건설사 시행 중심의 수도권 사업장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권 부사장은 "보증부, 1군 시행사 사업장 중심의 구조로 PF를 늘려가고 있다"며 "충당금 부담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비은행 부문은 전체 순이익의 22%를 차지하며 그룹 실적의 완충 역할을 했다. 3분기 누적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1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억원 증가했다. BNK투자증권(489억원)은 기업금융(IB) 부문 실적 개선으로 1년 전보다 258억원 증가했고, BNK캐피탈(671억원)은 기업리스·구조화금융 확대로 54억원 늘었다. BNK자산운용(323억원)도 ETF 기반 위탁형 운용 확대와 펀드 운용수익 증가로 순이익이 98억원 늘어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자본적정성은 안정세를 이어갔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2.59%로 전분기 대비 0.03% 상승했다. 자사주 매입과 분기배당을 병행했지만, 순이익 누적과 자회사 배당으로 자본 여력은 안정적이다. BNK금융은 이번 분기에도 주당 12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BNK금융은 이익 안정성과 주주환원을 병행하며 내년에도 자사주 소각 중심의 환원정책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정해진 주주환원 일정을 앞당기는 속도 조절 문제를 놓고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권 부사장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2027년)는 일정대로 진행 중"이라면서도 "은행 두 자회사 배당가능이익의 제약이 있어 현실적으로 속도를 더 높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주의 배당은 결국 자회사 이익에서 비롯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본 여력 자체는 충분하더라도 정책적으로는 일정 수준의 완급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