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 인사들 "10월 금리 내리지 말았어야…인플레 여전히 높다"
다수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12월에도 금리를 내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서 금리인하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3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번 주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을 보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거나 노동시장이 급속히 식지 않는 한 12월에 또다시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금리 수준은 사실상 중립금리에 가까워서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일정 수준의 긴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건과 해맥은 제롬 파월 의장이 이번 금리인하의 근거로 든 노동시장 약세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고 최근 대기업들의 대규모 해고 움직임이 추세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노동시장의 위험은 여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선제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오는 12월 9~10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의 문턱이 한층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또한 파월의 임기 종료까지 6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연준 내 분열로 정책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이번 주 10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3.75~4.00%로 0.25%p 인하했다. 회의에서 의결권을 가졌던 12명의 의원 중 10명이 이에 찬성했다.
파월은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해 위원들 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며 12월의 추가 금리인하가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의장이 이런 점을 명확히 밝힌 것은 매우 중요했다”며 “그의 발언이 위원회의 다양한 시각을 잘 반영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보스틱은 “통화정책은 여전히 다소 긴축적이지만 이번 인하로 중립 수준에 점점 가까워지는 점이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리인하에 반대했던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성명에서 “경제는 여전히 탄탄하고 노동시장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노동시장 약세는 수요 둔화보다는 기술·인구구조 변화 같은 구조적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슈미트는 또 “0.25%p 인하가 노동시장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연준의 2% 물가 목표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경우 인플레이션에 더 오래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발언한 네 명의 연준 인사는 모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지나치게 높고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돌아가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이번 회의에서 유일하게 0.5%p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된 가운데 각 연은 총재들은 지역 내 기업 등과 접촉해 고용시장과 물가 압력을 직접 파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보스틱은 “이런 노력들이 연준 내부의 분열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데이터에 기반한 논의가 이견을 줄이고 적절한 정책 방향에 합의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번 주 금리를 인하하면서도 “정부 셧다운으로 일부 경제 데이터가 공백 상태이므로 향후 결정은 신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