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의 사람들] 건설·기계 ‘세대교체’, 문재영 사장 체제 ‘영업력 강화’
문재영 HD현대인프라코어 건설기계사업본부장(부사장)이 통합 HD건설기계 대표이사(사장)로 승진 내정됐다.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취임한 뒤 메시지에서 건설·기계부문의 영업을 강조했다. 문 사장은 글로벌 영업부문에 강점을 가진 인물로 취임 이후 영업 네트워크와 신시장 개척을 책임질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5일 HD현대그룹에 따르면 문 사장은 2025년 임원인사에서 HD건설기계 대표로 내정됐다. HD건설기계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법인으로 내년 1월 출범할 예정이다.
문 사장은 1969년생으로 연세대를 졸업한 뒤 199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중공업 유럽법인 영업, 기획실, 건설장비사업본부 영업·기획 담당을 거쳤으며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HD현대건설기계가 인적분할한 뒤 산업차량부문장을 맡았다. 이후 영업전략법인 영업부문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하고 2023년 말부터 HD현대인프라코어 건설기계사업본부장으로 일했다.
이번 HD현대그룹 건설기계부문의 인사는 세대교체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계사업은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아래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가 자리한 구조다. 이 중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이 HD현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이동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장단이 자문역으로 물러났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정 회장이 대표를 맡아 부진한 건설기계사업을 이끌기로 했으며 송희준 부사장이 공동대표로 내정됐다. 산하의 HD건설기계는 문 사장이 맡는다. 기존에 건설기계사업을 이끌었던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사장, 오승현 HD현대인프라코어 사장은 2026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문역을 담당할 예정이다.
건설기계부문의 세대교체에는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올해 승진한 뒤 사내 메신저에 '건설기계사업은 이제 영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영업 네트워크와 서비스 역량을 확실하게 구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사장의 임원 약력을 보면 글로벌 영업에 강점을 가진 인물로 간주된다. 건설기계사업은 미국 관세와 글로벌 경쟁사들의 시장잠식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영업현장의 딜러들은 HD현대그룹 건설기계회사가 개발한 소형 건설장비도 현재의 원가 수준으로는 판매하기 어렵다고 말한다고 전해졌다. 이에 통합법인 출범 이후 문 사장의 경영능력과 영업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구조적으로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으로 성장 기반은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기준 21위, HD현대건설기계는 25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어 아직 글로벌 톱티어 사업자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양사는 합병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1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적 측면에서는 2030년 매출 14조8000억원, 영업이익률 11%를 제시했다.
정 회장에 따르면 양사는 공통 지원조직을 만들고 적치장, 서비스·부품공급센터 등의 통합을 빠르게 검토하고 있다. 전자유압 등 최신 기술을 다수 적용한 차세대 신모델을 출시해 고객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생산경쟁력을 높여줄 울산캠퍼스도 완공했다.
신시장 개척도 문 사장의 당면과제다. 정 회장은 인도, 브라질, 호주 등 신시장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HD건설기계는 인도, 브라질 거점의 수출기지 기능을 확대하고 동남아, 중동, 남미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 글로벌 생산효율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현대(HYUNDAI)’와 ‘디벨론(DEVELON)’ 등 브랜드 투트랙 체제로 기존 채널 확장과 영업 공백지 축소, 성장전략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다.